아담한 여성운전자에게 최적화된 신형 말리부
[TV리포트(카리포트)=임재범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중형세단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기아차 쏘나타와 K5를 시작으로 르노삼성 SM6가 가세했고, 기폭제로 신형 말리부가 출사표를 던지며 2천만원대 국내 중형차시장에 치열한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출시 전부터 유저들로부터 관심을 독차지했던 쉐보레(Chevrolet)의 대표적인 중형차 ‘올 뉴 말리부(All New Malibu)’를 경험했다.
여덟 번의 풀 체인지. 9세대로 진화된 올 뉴 말리부(이하, 신형 말리부)는 지난달 27일 국내출시 된 국내산 신차다. 한국지엠 부천공장에서 생산되는 중형세단으로 지난 2일 기준 나흘 만에 사전계약대수 6천대를 기록한 모델로 하루 평균 1,500명 사전 계약으로 초반기세를 몰아가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올 뉴 말리부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렸다.
경기도 양평 ‘중미산천문대’까지 왕복 110여㎞ 거리에서 신형 말리부를 시승했다. 고속주행과 와인딩 구간으로 구성된 시승코스에서 ‘신형 말리부’의 주행안전성의 장단점을 골고루 체험하며 신차 ‘신형 말리부’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쉐보레 신형 말리부 미디어 시승행사. 시승경로
이날 시승에 투입된 모델은 캐딜락 CTS와 동일한 2.0리터 직분사 가솔린엔진에 터보차저를 올린 ‘2.0L 터보’. 가장 인기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1.5L 터보’는 준비되지 않았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고요히 잡들어 있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동시에 계기판 바늘이 부드럽게 게이지 끝을 치고 출발준비를 알리듯 자리는 잡아갔다.
이차를 시승하기에 앞서 가장 궁금한 점은 변속기와 터보엔진의 조화였다. 보령공장에서 생산되는 6단 자동변속기의 변속감과 253마력의 최고출력을 어떠한 가속감으로 성능을 보여 줄 것 인지였다.
고속도로 진입과 동시에 가속페달을 과격했다.
엔진회전수 바늘이 2,000rpm을 통과하면서부터 터보차저가 공기를 강력하게 빨아들인다. 터보엔진의 강력한 36.0㎏m의 펀치력(최대토크)이 발생되는 시점이다. 5,000rpm까지 꾸준히 차체를 밀어붙인다. 수치상 253마력의 최고출력도 5,300rpm에 도달하면서 정점을 찍는다.
치고 나가는 맛이 바로 이런 거다. 엔진소음도 그다지 크게 들리지 않았다. 부드럽지만 꾸준하게 속도계 바늘을 회전시켰다. 엔진회전수 레드존인 6,500rpm 언저리에서 변속을 재빠르게 이어간다. 변속 느낌을 몸으로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기대이상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기어를 바꿔 탔다. 속도계 수치를 올릴수록 차체를 띄우는 느낌이다. 잠시 속도를 살짝 올려 시속 160㎞ 부근에서 긴급상황을 가장해 급 브레이킹 상황을 테스트했다. 차체를 좌우로 살짝 흔들어주며 속도계 수치를 낮췄다.
고속주행 안전성면에서 약간의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튜닝, 고속주행시 차체를 낮춰줄 리어 스포일러의 필요성을 느꼈다.
순식간에 고속도로 시승구간이 통과했다. 이어서 그 유명한~ 중미산 와인딩 구간에 접어들었다. 고속주행에서 기대한 만큼 성능을 보여줘서 인지 와인딩 구간은 내심 기대가 앞섰다. 이어진 코너를 줄기차게 타이어 신음소리를 내며 물리법칙을 역행했다. 오르막 코너마다 터보차저의 위력을 보이며 리어를 끌고 갔다. 타이어 그립력이 한몫을 했다. ‘2.0L 터보’에는 컨티넨탈타이어가 적용됐지만, ‘1.5L 터보’는 한국타이어가 달려서 출고된다.
휠베이스(축거)는 동급 중형세단 중에 가장 긴 2,830㎜다. (쏘나타 2,805㎜) 하지만, 2열 무릎공간이 그다지 넓게 보이지 않는다. 실내 공간 활용성이 아주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담한 여성운전자들에게 최적화된 실내 거주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전륜구동방식이라 가로배치 엔진임에도 1열 바닥공간 활용성이 높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앞 오버행을 짧게 디자인하다 보니 엔진룸 디자인 배열상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형 말리부는 이전 모델 대비 130㎏ 몸무게를 감량했다. 보다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차체크기가 전장 4,925㎜, 전고 1,470㎜, 전폭 1,855㎜, 축거(휠베이스) 2,830㎜로 이전모델 대비 60㎜ 늘어난 차체길이에 축거가 93㎜ 길어졌다. 이로 인해 2열 레그룸이 33㎜ 공간이 더 확보됐다.
다이내믹한 인상의 듀얼 포트 그릴이 만들어내는 웅장하고 매끄럽게 뻗은 HID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이 조합된 전면과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키는 실루엣 라인과 날렵한 C필러로 감각적인 후면 라인으로 임팔라에 이은 스타일리시한 쉐보레 패밀리룩을 만들어가는 디자인이다.
이날 시승은 할 수 없었지만, 신형 말리부의 주력모델. 리터당 13.0㎞의 복합연비를 기록한 1.5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모델은 다운사이징 기술을 통해 166마력의 최고출력과 25.5㎏m의 최대토크의 힘으로 2.0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한다.
능동 안전장치를 적용한 말리부는 총 17개에 달하는 초음파 센서와 장/단거리 레이더 및 전후방 카메라를 통해 차량의 주변을 상시 감시하며 잠재적인 사고를 예방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사각지대 경고시스템(SBZA: Side Blind Zone Alert), 전방충돌 경고시스템(FCA: Front Collision Alert), 자동주차 보조시스템(APA: Automatic Parking Assist), 후측방 경고시스템(RCTA: Rear Cross Traffic Alert), 차선유지 보조시스템(Lane Keep Assist), 저속 및 고속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감지 및 제동시스템은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FSR ACC: Full-Speed Range Adaptive Cruise Control)과 연동해 긴박한 경우 능동적으로 개입해 사고를 예방하게 된다.
편의장치로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Electronic Parking Brake), 스마트 하이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최대 4개의 USB포트(2.1A),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9개 스피커와 대용량 앰프로 구성된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 등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이전 모델의 장점으로 꼽았던 디스플레이 모니터 뒤에 자리했던 시큐리티 공간이 사라졌다. 대신 8인치 디스플레이가 센터페시아 상단으로 스마트패드 형태로 디자인됐다. 모니터 각도가 누워져 있어서 빛반사로 인한 시인성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아이폰 유저들에겐 장점이지만 안드로이드 폰 유저들에게는 단점인 쉐보레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어김없이 내장됐다.
가격은 2.0L 터보 모델은 LT 프리미엄팩 2,957만원, LTZ 프리미엄팩 3,180만원이다 1.5L 터보 모델은 LS 2,310만원, LT 2,607만원, LTZ 2,90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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