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카리포트)=임재범 기자] 전세계적으로 캠팩트 S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개발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자동차시장도 마찬가지다. 국산차로는 기아차 스포티지를 시작으로 현대차 투싼, 쌍용 코란도C 등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수입차는 폭스바겐 티구안, BMW X3, 토요타 RAV4, 혼다 CR-V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입차로는 폭스바겐 티구안과 BMW X3가 가장 많은 판매량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티구안은 2008년 국내 출시 이후 지난 9월까지 총 1만9457대를 판매했고, X3는 2004년 국내 출시 이후 지난 9월까지 총 7528대가 팔려나갔다.
완성차 업체별로 소형SUV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어서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최근 렉서스에서 하이브리드 심장을 얹은 컴팩트 SUV NX300h가 출시되면서 치열한 수입 소형SUV시장에 발을 올렸다. 또 다음달 출시 예정된 닛산 캐시카이가 디젤심장을 얹어 소형SUV시장에 가세하게 된다.
최근 출시된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인 컴팩트 SUV NX300h와 디젤엔진의 장점을 살려 인기 몰이중인 BMW X3 xDrive20d를 비교 시승해봤다.
먼저 국내 판매가격부터 비교해보면 NX300h 익스큐티브(6380만원)가 X3 xDrive20d(6690만원)보다 310만원이 저렴하다.
차체크기는 NX300h가 더욱 컴팩트한 편에 속한다. X3 20d보다 57㎜가 짧고, 36㎜가 좁으며, 38㎜가 낮다. (전장/전폭/전고 NX300h : 4630Ⅹ1845Ⅹ1640㎜, X3 : 4657Ⅹ1881Ⅹ1678㎜)
실내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X3 xDrive20d(2810㎜)가 150㎜ 길지만 2열 무릎공간은 두 모델모두 비슷한 수준의 넓이를 가졌다. 이는 NX300h의 파워트레인과 구동계의 구조적 효율성이 높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가로배치 엔진의 실내구조 효율성과 후륜이 전기모터(MGR)로 구동되기에 프로펠러 샤프트가 없어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턱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외부디자인은 각각의 브랜드이미지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NX300h는 스핀들 그릴에서부터 강인한 이미지가 시선을 압도한다. 과감하게 사용된 공격적인 선과 면이 날카롭고 강력한 이미지를 남긴다. 뉴 IS250 F-스포츠를 처음 대변했을 때처럼 디자인의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전면의 날렵한 3 Lens full LED 헤드램프와 좌우 78개의 LED 주간 주행등이 시선을 끌어들인다. 여기에 측면 캐릭터 라인을 이어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까지 일관성을 가진 강한 엣지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압도한다. 럭서스만의 새롭고 혁신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구축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X3 20d는 X 패밀리 고유의 ‘X’형 디자인이 적용되어 한눈에도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헤드라이트 디자인이 좌우로 더욱 길어졌으며 키드니 그릴과 이어져 탄탄한 근육질의 이미지를 갖췄다. 후면은 리플렉터 덕분에 넓어 보이고,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사이드미러에는 방향지시등이 통합됐다.
실내디자인도 마찬가지다.
NX300h는 렉서스 스포츠 인테리어 아이덴티티를 계승하고 있다. 렉서스 고유의 시마모쿠 우드트림, 부위별 질감에 차이를 둔 가죽 인테리어, 금속을 깎아낸 듯한 질감, LFA에 사용되는 코스메틱 볼트로 고정한 무릎패드까지 고성능 머신이 가진 구조미와 기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소재감에 충실하다.
X3 20d는 기존 간략한 BMW 실내디자인의 연장선에 충실하다. 고광택 블랙 패널로 마감된 센터페시아에는 공조장치 버튼이 배치됐고, 문 안쪽은 알루미늄 하이라이트 트림, 컨트롤 디스플레이에는 크롬으로 마감됐으며, 선 바이저는 슬라이딩으로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심장은 다르지만 두 차량모두 힘과 연비는 비슷한 수준이다.
NX300h는 5700rpm에서 152마력의 힘을 내는 2.5리터 직렬 4기통 DOHC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더해 199마력의 시스템 최고출력과 4400~4900rpm에서 21.0㎏m의 최대토크를 전자식무단변속기(e-CVT)와 조화를 이뤄 넘치는 가속감을 자랑한다. 복합연비는 12.6㎞/L(도심:13.0㎞/L, 고속:12.2㎞/L). 하지만, 시내주행과 고속주행을 번갈아가며 200여㎞를 달린 실제연비는 리터당 15.8㎞를 기록했다.
사륜구동방식은 전기모터 3개(MG1, MG2, MGR)로 네바퀴 굴림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E-Four AWD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프로펠러 샤프트 없이 후륜에 전기모터(MGR)의 힘만으로 구동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깼다.
평상시에는 구동력 100%를 전륜에 보내다가 주행상황에 따라 후륜 50%까지 구동력을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50:50까지 구동력을 분배하게 된다.
2.0리터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한 X3 20d는 최고출력 190마력과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하며, 연비 효율성을 높이는 BMW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Dynamics) 기술과 8단 자동변속기 등이 어우러져 복합연비는 13.5㎞/L(도심:12.3㎞/L, 고속:15.3㎞/L), 140g/㎞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유로6 환경기준을 만족한다.
xDrive 구동시스템은 도로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배분, 전달하는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안전편의장치도 넘친다.
NX300h에는 스마트 폰과 같이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첨단 터치패드식 차세대 리모트 컨트롤러, 케이블 연결 없이 휴대용 기기를 올려놓는 무선 휴대폰 충전시스템, 콘솔박스 뚜껑의 뒷면에 감춘 화장거울을 비롯해 2열 시트와 트렁크를 버튼으로 전동 조정할 수 있게해 탑승자를 배려했다.
후진 시 밀리미터파 레이더를 사용, 차량 후면 사각지대를 감지하는 후측방경고시스템 (RCTA, Executive 적용)과 차선변경 시 안전성을 높여주는 사각지대 감지장치(BSM, Executive 적용) 등의 첨단 안전시스템이 적용됐다.
X3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와 550리터의 트렁크 용량에 2열시트를 접으면 최대 1600리터로 늘어난다. 전동식 테일게이트는 두 모델 모두 적용됐다.
두 모델이 서로 다른 심장을 가진 만큼 승차감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단단한 승차감에 민첩한 핸들링 성능은 공통된 느낌이었다.
NX300h는 안전하게 감싼 캡슐 속에 앉아 있는 듯하다. 허리와 허벅지를 적당히 조여 주는 버킷형 시트에 차분하면서도 쫀득쫀득한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X3 20d는 시트에도 여유를 느낄 수 있게 디자인됐다. 좌우 흔들림이 거의 없는 고속주행에선 편안했지만 코너길에서 몸을 잡아주지 못하는 시트 디자인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정숙성과 편안함에서 빠질 수 없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묵직한 가속력을 자랑하는 디젤 엔진의 장단점은 뚜렷하게 구분됐다.
NX300h가 가진 e-CVT(무단변속기)가의 일정한 밀어붙임에 전기모터가 더해진 가속력은 기존 내연기관 엔진에서 못 보지 못한 독특함으로 속도계바늘을 움직여준다. 복잡한 시내주행에서의 정숙성에 파워풀한 가속력과 민첩성을 원할 때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디젤엔진만의 묵직한 가속력과 8단변속기의 정숙성은 X3 20d 장점이다. 하지만, 정차 시 디젤엔진의 잔진동과 소음에서 NX300h와 비교가 뚜렷했다.
임재범 기자 happyyjb@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