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뉴스

골프장에 신차가 쏟아졌다! 제네시스·BMW·렉서스의 승부수. 자동차 브랜드가 골프에 공들이는 이유

임재범 기자 발행일 2026-10-22 11:35:26
제네시스 챔피언십·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동시 개최
신차 전시부터 홀인원 경품, 프리미엄 고객 경험까지 골프장에서 펼쳐지는 자동차 브랜드의 마케팅 경쟁


자동차 브랜드와 골프의 만남이 한층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회 후원이나 경기장 내 로고 노출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골프장을 신차와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무대로 활용하고 고객이 브랜드의 가치를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 국내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자동차 브랜드가 골프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여기에 렉서스 마스터즈와 기아의 과거 골프 마케팅까지 살펴보면, 자동차와 골프가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이유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먼저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는 KPGA 투어와 DP 월드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26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열립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이번 대회에는 김시우, 임성재 등 국내외 정상급 선수들을 포함해 126명이 출전합니다. 총상금은 400만 달러이며, 우승 상금은 68만 달러입니다. 우승자에게는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도 주어집니다.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국내 골프 팬들에게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관람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제네시스는 이번 대회에서 경기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습니다. 대회 현장에는 제네시스 차량 67대와 수소전기버스 유니버스 3대가 투입돼 선수와 관계자들의 이동을 지원합니다. 선수와 캐디를 위한 전용 카페를 운영하고, 관람객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팬 빌리지도 마련합니다. 차량 전시 공간에서는 GV90의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주는 네오룬과 GV60 마그마, 고성능 모터스포츠 기술을 상징하는 GMR-001 하이퍼카 등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모델들을 선보입니다. GV80 하이브리드 시승 프로그램도 운영해 관람객들이 차량을 눈으로 보는 데서 나아가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네시스가 골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골프가 가진 특성이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골프는 경기 시간이 길고 선수와 관람객이 넓은 공간에서 여러 시간을 함께 보내는 스포츠입니다. 그만큼 단순한 광고보다 세밀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에 유리합니다. 차량을 전시하고 시승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동과 휴식, 식음료, 관람 환경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차량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층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마케팅 플랫폼입니다.

전남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는 같은 기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개최됩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인 이번 행사에는 84명의 선수가 출전하며, 총상금은 235만 달러, 우승 상금은 35만2,500달러입니다. 세계 정상급 여자 골프 선수들이 펼치는 경쟁과 함께 BMW는 골프장을 자사의 최신 기술과 신차를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장으로 활용합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차량 전시 규모와 구성입니다.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신형 BMW 7시리즈와 신형 BMW X5를 비롯해, BMW의 차세대 전동화 전략을 보여주는 뉴 BMW iX3가 관람객을 맞습니다. 이 밖에도 BMW i5와 iX 등 순수전기차, M3와 M5 투어링, XM, M850i xDrive 그란 쿠페, X7 등 다양한 모델이 전시됩니다. 전기 MINI 컨트리맨과 BMW 모토라드의 F 450 GS까지 함께 선보여 자동차를 넘어 브랜드가 지향하는 이동의 범위를 넓게 보여줍니다.

차량을 한곳에 모아 전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코스 곳곳에 제품을 배치한 점도 특징입니다. 1번 홀과 15번 홀에는 뉴 BMW iX3, 3번 홀에는 BMW 모토라드 F 450 GS, 8번 홀에는 전기 MINI 컨트리맨이 자리합니다. 13번 홀과 18번 홀에서는 신형 BMW 7시리즈를 만날 수 있습니다. 관람객은 경기를 따라 이동하면서 서로 다른 차종과 브랜드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됩니다. 홀인원 경품으로 BMW i7과 iX3를 내건 것도 자동차와 골프의 접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입니다. 경기의 긴장감이 브랜드 경험과 연결되고, 홀인원이라는 극적인 순간은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와 BMW는 같은 기간 골프 대회를 개최하지만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제네시스는 대회 10주년이라는 상징성과 선수 지원, 팬 빌리지, 전용 휴식 공간, 시승 프로그램 등을 결합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합니다. BMW는 신차와 전동화 모델, 고성능 차량을 코스 곳곳에 배치해 폭넓은 제품군과 기술력을 드러냅니다. 두 브랜드 모두 골프를 통해 고객과 만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하나의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는 방식과 제품을 보여주는 방식에서 각자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자동차 브랜드와 골프의 인연은 제네시스와 BMW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렉서스 역시 골프를 주요 고객 접점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렉서스 마스터즈는 국내 남자 프로골프 대회로, 2026년에는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인천 클럽72 오션코스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기간과는 차이가 있지만, 가을 골프 시즌에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이 잇달아 골프 대회를 통해 고객과 만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렉서스 마스터즈는 KPGA 투어 대회로 진행되며 총상금은 10억 원 규모입니다.



렉서스가 골프를 활용하는 배경에는 정교함과 품질, 편안함을 중시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골프는 작은 차이가 경기 결과를 바꾸는 스포츠입니다. 스윙의 일관성, 거리와 방향에 대한 정밀한 판단, 코스 상황에 대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정숙성과 승차감, 세밀한 완성도, 운전자의 만족감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메시지와 연결하기 좋습니다. 다만 골프 대회를 개최한다는 사실만으로 차량의 성능이나 품질이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가 강조하는 가치와 스포츠의 특성을 연결해 고객이 이를 경험하도록 하는 데 마케팅의 의미가 있습니다.

기아 역시 과거부터 골프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K7 아마추어 골프 챔피언십과 THE K9 골프 인비테이셔널 등은 기아가 차량과 골프를 연결했던 사례입니다. 국내외 골프 대회 후원과 홀인원 경품, 현장 차량 전시 등도 자동차 브랜드가 골프 팬에게 제품을 알리는 방식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이처럼 자동차 브랜드가 골프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골프를 즐기는 고객층을 겨냥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골프 대회는 며칠 동안 이어지고, 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며, 관람객이 다양한 공간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자동차를 전시하는 것에 더해 시승과 상담, 라운지 운영, 경품 행사 등을 결합할 수 있어 브랜드의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좋습니다. 특히 고가 차량이나 전기차처럼 구매 전에 직접 경험하고 비교하는 과정이 중요한 제품은 이런 접점에서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전동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골프 대회의 역할은 더욱 넓어지고 있습니다. BMW가 뉴 iX3를 비롯한 전기차와 다양한 파워트레인의 차량을 선보이고, 제네시스가 미래 디자인과 고성능 기술을 상징하는 모델을 전시하는 것은 단순한 신차 홍보를 넘어 브랜드가 바라보는 미래를 전달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관람객은 경기를 보러 왔다가 새로운 차량을 접하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차이를 살펴보며 브랜드의 기술 방향을 확인하게 됩니다. 골프가 자동차를 소개하는 무대이자 새로운 이동 경험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대회 후원이나 차량 전시가 곧바로 판매 증가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성과를 판단하려면 현장 방문객 수, 시승 참여율, 브랜드 인지도 변화, 구매 상담과 계약 전환율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그러나 스포츠의 감동과 브랜드 경험을 결합하고, 고객이 제품을 직접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골프는 자동차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마케팅 무대입니다.

10월 골프장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서비스와 미래 모빌리티를, BMW는 신차와 전동화·고성능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어지는 렉서스 마스터즈와 기아의 골프 마케팅 사례까지 살펴보면, 자동차 브랜드가 골프를 단순한 스포츠 후원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경험 중심의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왔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선수들의 스코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코스 밖에서는 각 브랜드가 어떤 차를 보여주고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를 놓고 또 다른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