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뉴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진짜 승부수. 'AI 도입했다고 혁신 끝난 게 아니다!'

임재범 기자 발행일 2026-10-22 11:09:06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서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 개최
AI 도입 과정의 성공과 실패, 실제 업무 성과까지 공개하며 기업의 AI 전환 방향 제시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기업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문서를 작성하고 자료를 검색하는 일부터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까지 AI가 맡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I를 도입했다고 해서 기업의 업무가 저절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결과를 믿을 수 있어야 하며, 기존 업무 시스템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10월 21일 서울 양재 본사에서 개최한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고민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단순히 최신 AI 기술을 소개하는 행사가 아니라, 실제 업무에 AI를 적용하면서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디까지 확장할 계획인지를 국내 기업 IT 리더와 언론에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특히 그동안 사내 임직원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기술 컨퍼런스를 올해 처음 외부에 공개했다는 사실은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축적한 AI 전환 경험을 다른 기업과 나눌 단계에 이르렀다는 자신감으로도 읽혔습니다.



이번 행사의 이름에 들어간 ‘소프티어 테크톡’은 현대차그룹 IT 임직원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얻은 기술적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는 기술 컨퍼런스입니다. 2023년부터 매년 운영해 왔으며,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행사에서 처음으로 외부 기업 관계자와 미디어를 초청했습니다. 발표 내용도 성공 사례만으로 채우지 않았습니다.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문제를 해결한 방법, 아직 풀어야 할 과제까지 함께 공개했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만큼, 잘된 결과만 보여주기보다 실제 현장에서 부딪힌 문제와 해결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담긴 것입니다.

행사는 현대차·기아 ICT담당 진은숙 사장의 기조연설로 시작됐으며, 이후 ‘AI 여정을 위한 준비’, ‘AI를 통해 얻은 비즈니스 성과’, ‘AI의 미래’라는 세 가지 주제로 대담이 이어졌습니다. 각 세션에는 그룹의 IT·AI 분야 임원과 실무자들이 참여해 기술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과 앞으로의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발표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핵심은 분명했습니다. AI 기술 자체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진은숙 사장은 AI 전환을 뜻하는 AX(AI Transformation)에 대해 “특정 기술 하나를 도입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쉽게 말해 AI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직원들에게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직원들이 실제 업무에서 AI를 활용하고, 그 결과를 검증하며, 업무 방식 자체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계속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행사에서 기술뿐 아니라 조직문화와 데이터 관리, 현업의 신뢰를 함께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AI 활용에 앞서 준비한 것은 의외로 AI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먼저 진행한 작업은 디지털 전환, 즉 DX(Digital Transformation)였습니다. 부서마다 따로 관리하던 업무 정보와 자료를 연결하고, 임직원들이 서로 협업하며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AI가 있어도 필요한 자료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거나 정보가 최신 상태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답을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업무 관리와 지식 공유 플랫폼, 클라우드 기반 협업 환경 등을 도입해 조직 곳곳에 흩어져 있던 정보와 업무 기록을 축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데이터와 IT 시스템의 관리 책임을 정비하고 부서 간 정보를 연결해 활용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가 모이고 서로 연결되는 기반을 먼저 갖춘 뒤 생성형 AI를 업무 전반으로 확산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이 AI를 일시적인 유행이나 일부 전문가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준비가 어느 정도 규모로 이어졌는지는 데이터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약 1,200만 대의 커넥티드카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차량 센서 데이터 규모는 약 140PB(페타바이트)에 달합니다. PB는 데이터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로, 1PB는 약 100만 GB에 해당합니다. 차량 한 대에서 발생하는 정보뿐 아니라 전 세계에 운행 중인 차량에서 축적되는 다양한 데이터까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입니다.

여기에 고객·품질·판매 등 기업 운영 데이터도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 수십 개 법인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7,000개 이상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정보를 필요한 곳으로 전달하고 관리하는 연결 통로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러한 연결 구조가 있어야 판매 현장의 정보가 분석에 활용되고, 품질 데이터가 문제를 파악하는 데 쓰이며, AI도 보다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데이터의 규모뿐 아니라 이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관리하는 체계에 공을 들여 왔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데이터 기반을 마련한 뒤에는 임직원이 AI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3년 선보인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입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재 그룹 임직원의 70% 이상이 H Chat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AI가 특정 부서의 개발자나 데이터 전문가에게만 허용된 도구가 아니라 일반 임직원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료를 정리하거나 문서 초안을 작성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거나 업무 내용을 분석하는 등 활용 범위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다만 AI가 제시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실제 업무에 맞는지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현대차그룹이 AI의 보급과 함께 활용 환경, 데이터 관리, 업무 담당자의 신뢰를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보안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국가핵심기술 분야에도 AI 활용 범위를 넓혔다는 점입니다. 자율주행과 수소 등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분야는 관련 정보의 외부 이전과 관리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AI를 활용하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기술 정보나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정부 방침을 준수하면서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보안 기준을 마련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7월부터 국가핵심기술 분야까지 H Chat의 활용 범위를 확대했다고 밝혔습니다. AI를 업무 전반으로 확산하려면 편리한 기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중요도와 보안 수준에 맞는 사용 환경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한 사례를 소개한 두 번째 세션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장에서 겪었던 문제와 해결 과정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업들이 AI를 도입할 때 자주 마주하는 문제 중 하나는 시범 운영 단계에서는 잘 작동하던 기술이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정 부서에서 성능을 확인한 AI라도 다른 사업장이나 부서에 적용하려면 데이터 형식과 업무 방식이 다를 수 있고, 직원들이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면 사용 자체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현업의 신뢰를 확보하며,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차량 조립 과정에서 차대번호에 해당하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인식해 조립 순서 오류를 확인하는 AI입니다. 초기에는 공장마다 별도의 AI 모델을 운영했지만, 이를 하나의 모델로 통합해 국내외 73개 공정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공장별로 같은 목적의 시스템을 각각 개발하고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런 접근은 새로운 공정에 AI를 적용할 때 필요한 개발 부담을 줄이고, 여러 사업장에서 일관된 기준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사내 검색과 챗봇, AI 에이전트 기능도 공통 플랫폼으로 구성해 각 부서가 필요한 기능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매번 처음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대신 이미 마련된 기능을 조합해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AI를 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결과를 믿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행사에서는 판매 수요 예측과 정비 업무에 AI를 적용한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기존에는 실무자가 직접 입력하던 차량 판매 수요 계획을 AI가 먼저 제안하도록 하고, 정비사의 점검을 돕는 AI에는 공식 정비 매뉴얼에서 확인한 근거를 함께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정비 관련 정보는 차량의 상태를 판단하고 실제 작업을 진행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결과만 제시하는 것보다 그 판단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AI가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뿐 아니라 왜 그런 답을 제시했는지 살펴볼 수 있어야 담당자도 결과를 검토하고 업무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모든 판단을 내리는 방식보다는 담당자의 업무를 돕고 검증을 지원하는 방식에 무게를 둔 셈입니다.



정보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인 사례도 인상적입니다. 회사 내부의 업무 정보가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으면 직원이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확인하거나 담당자에게 문의해야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업무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각 부서가 직접 최신 상태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에는 사내 정보를 찾는 데 약 10분이 걸렸지만, 통합검색을 활용하면 약 20초 만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보 검색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면 직원들은 자료를 찾는 데 쓰던 시간을 분석과 판단, 실제 업무 수행에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AI의 효과가 거창한 기술 시연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매일 반복하는 작은 업무를 개선하는 데서도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현대차·기아 머신러닝랩 박근한 상무는 AI 과제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AI 기술 자체보다 현장의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일, 공통 플랫폼, 현업 부서가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데이터 관리 체계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설명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먼저 선택한 뒤 활용할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다음 필요한 데이터를 정리하고, 업무 담당자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며, 결과를 검증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이어져야 합니다. 결국 AI를 경쟁력으로 만드는 것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보다 그 기술을 현장의 문제 해결에 얼마나 꾸준히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AI 활용이 전사로 확대되면서 등장한 새로운 과제와 미래 인프라 구축 계획이 소개됐습니다. 특히 개발자가 아닌 일반 임직원이 AI를 이용해 직접 만든 업무 도구를 조직 내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H-Launch’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직원이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다면, 개발 조직에 별도로 요청하고 결과물을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PC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아무런 검토 없이 회사 업무에 사용하거나 다른 직원과 공유하면 보안과 안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직원들이 만든 AI 도구를 사내 서비스로 배포해 동료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이달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개인의 아이디어를 조직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업무 도구로 발전시키되, 회사가 관리할 수 있는 환경 안에서 운영하겠다는 취지입니다.



AI 에이전트의 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공개됐습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해진 목표에 따라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AI 시스템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정리한 뒤 다른 업무 시스템과 연결해 후속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기능이 확산되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AI가 실제 시스템에 접근해 작업을 수행하는 만큼 누가 어떤 권한을 부여했으며 어떤 활동을 했는지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직원에게 사번을 부여하듯 AI 에이전트에도 고유 ID를 부여하고 활동 기록을 남기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특히 데이터 삭제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작업에는 사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해 AI가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와 반드시 사람이 확인해야 하는 업무를 구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AI 활용을 확대하면서도 통제와 책임의 기준을 함께 마련하려는 접근입니다.

현대차그룹의 AI 전략은 사무 업무를 넘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물리적인 세계에서 작동하는 기술로도 확장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고 복잡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팅 자원이 필요합니다. 행사에서 소개된 GPU 서비스(GPUaaS)는 대규모 GPU 자원이 필요한 조직에 이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GPU는 원래 그래픽 처리에 활용됐지만, 대량의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어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널리 사용됩니다. 쉽게 말해 AI가 복잡한 문제를 학습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핵심 연산 장비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GPU 자원을 필요한 조직이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향후 인프라 확대 계획도 구체적으로 제시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4분기부터 대규모 GPU와 자체 개발 AI 플랫폼을 활용해 기반 역량을 확보하고, 규모 확장과 자동화 수준을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이후 2029년 하반기부터는 새만금 AI 데이터센터에서 1만 장 이상의 GPU를 활용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사내 문서 작성이나 정보 검색을 지원하는 AI를 넘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미래 기술의 개발 기반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1만 장 이상의 GPU 운영은 행사에서 제시한 미래 목표로, 실제 구축 규모와 일정은 향후 추진 과정에 따라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이번 행사가 기존의 기술 발표회와 다른 점은 AI의 성과만 강조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AI를 도입하기 전에 데이터와 협업 환경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시범 운영에서 실제 업무 적용으로 넘어가면서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 직원들이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어떤 장치를 마련했는지, 그리고 AI가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될 때 필요한 관리 체계는 무엇인지까지 폭넓게 다뤘습니다. 각 세션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참석자들은 AX 추진 과정에서 겪는 고민을 공유하고 패널들과 해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AI 전환을 먼저 경험한 기업이 시행착오까지 나누는 것은 이제 막 AI 활용을 확대하려는 기업에도 현실적인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외부 공개 행사를 통해 AI 전환이 특정 기술이나 한 번의 프로젝트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데이터가 연결돼야 AI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고, 현업 담당자가 결과를 신뢰해야 실제 업무에 정착할 수 있으며,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보안과 권한 관리도 중요해집니다. 이러한 기반이 갖춰져야 AI를 사무 업무에서 생산과 정비,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진은숙 사장은 어떤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빠르게 활용해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며, 빠르게 배우고 다시 배우는 조직을 만들어 다음 기술 혁신에도 앞서 대응하겠다는 방향을 밝혔습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특정 도구를 먼저 도입하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한 뒤 결과를 검증하며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10월 22일에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데이터와 클라우드 등 AX 기반 기술, 생산·물류·보안 분야의 AI 적용 사례를 다루는 12개 세션을 이어갑니다. 외부에 공개된 첫날 행사가 그룹의 AI 전환 경험을 산업계와 나누는 자리였다면, 둘째 날은 임직원들이 구체적인 기술과 적용 사례를 더 깊이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자동차 산업은 이제 차량의 성능과 디자인, 생산 효율만으로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생산과 정비 과정의 정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AI 기술까지 서로 연결되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를 통해 공개한 내용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인 과정이었습니다. AI를 도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쓸 수 있게 만드는 일이며, 한 번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개선되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쌓아온 경험과 앞으로의 계획이 국내 산업계의 AI 전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