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의 상징과도 같았던 묵직한 엔진음 대신, 이제는 전기모터의 강력한 힘과 실제 악기로 완성한 사운드가 새로운 럭셔리를 이야기합니다”
10월 15일, 서울 성북동의 한 스튜디오. 영국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를 국내에 선보였습니다. 주인공은 새로운 럭셔리 전기 SUV ‘토르칼(Torcal)’입니다. 지난 9월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데 이어 이날 아시아 최초로 한국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이번 행사가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벤틀리의 신차 한 대가 추가됐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성능 내연기관과 영국식 장인정신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내세워온 벤틀리가 전기차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어떤 답을 내놓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토르칼은 익숙한 벤틀리의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대를 향한 변화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모델입니다. 특히 최고출력 888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9초 만에 도달하는 성능은 럭셔리 SUV라는 이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여기에 113kWh급 배터리와 800V 전기 시스템, 최대 400kW 초급속 충전 기술까지 갖췄습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배터리입니다. 토르칼에는 국내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단독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시장은 물론 국내 판매 차량에도 같은 공급사의 배터리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과도 연결고리를 갖습니다.
토르칼은 벤틀리의 기존 제품군인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어 네 번째 모델 라인업으로 합류합니다.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이자 도심형 럭셔리 SUV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모델입니다. 벤틀리는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까지 전 과정을 영국 크루(Crewe)에서 진행하며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이날 현장에서 살펴볼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전기차로 바뀌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전기차에서도 벤틀리다운 감각을 어떻게 구현했느냐는 것입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과 변속기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이 적습니다. 이는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자동차의 성격을 규정해온 엔진음과 기계적인 감각이 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벤틀리는 이 문제를 단순히 강력한 모터와 고급스러운 실내 소재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소재의 질감과 시트의 안락함, 실내에 울리는 소리, 운전자가 차량을 조작할 때 느끼는 감각까지 새롭게 설계했다고 합니다+
토르칼은 전동화 시대에도 벤틀리의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모델입니다. 동시에 전기차가 단순히 배출가스를 줄이는 이동수단을 넘어, 새로운 방식으로 고급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토르칼의 차체길이는 약 5m입니다. 벤틀리의 전통적인 대형 럭셔리 모델과 비교하면 도심에서의 활용성을 고려한 구성이지만, 실내 공간과 적재 능력은 여유롭게 확보했습니다.
외관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차체크기가 아닙니다. 벤틀리라는 브랜드가 가진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새로운 전기차의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어떻게 조화시켰느냐 입니다.
토르칼은 기존 벤틀리의 디자인 언어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변화를 더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공개된 새로운 벤틀리 윙 엠블럼을 처음 적용한 양산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실내와 외관을 살펴볼 때도 단순히 화려한 장식이나 큰 디스플레이에 시선을 빼앗기기보다, 각각의 요소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벤틀리가 강조하는 고급스러움은 눈에 보이는 장식뿐 아니라 소재의 선택과 마감, 조작감처럼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부분에 있기 때문입니다.
공간 활용성도 실용적으로 구성했습니다. 트렁크 용량은 460L이며, 차량 앞쪽에도 90L의 추가 수납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전기차 전용 패키징의 장점을 활용해 일상적인 짐부터 여행용 수하물까지 수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토르칼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성능입니다.
라인업은 기본형과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한 토르칼 S로 구성됩니다. 두 모델 모두 두 개의 영구자석 동기식 전기모터를 사용하며, 강력한 출력과 정교한 차체 제어를 결합했습니다.
기본형은 최고출력 821마력(PS), 최대토크 121.7kg·m를 발휘합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4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250km입니다.
토르칼 S는 더욱 강력합니다. 런치 컨트롤 작동 시 최고출력 888마력, 최대토크 137.7kg·m를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9초 만에 도달합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260km입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토르칼 S는 강력한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가속성능을 갖췄습니다. 하지만 벤틀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단순히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강하게 튀어나가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강력한 출력이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부담스럽지 않도록, 운전자의 요구에 맞춰 부드럽고 점진적으로 반응하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벤틀리의 설명입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와 고급 세단에 가까운 안락함을 어떻게 조화시켰는지가 실제 주행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113kWh와 800V 시스템의 조합
이번 한국 공개 행사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배터리 공급사입니다.
토르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리튬이온 배터리가 단독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판매 차량뿐 아니라 해외시장에 공급되는 차량에도 같은 배터리가 적용될 전망입니다. 프랑크슈테펜 발리저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도 이날 행사에서 배터리 공급사에 관한 질문에 한국기업인 LG와 관련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배터리 사양도 눈길을 끕니다. 토르칼은 800V 전기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192개의 리튬이온 파우치형 셀로 구성된 배터리를 탑재합니다. 배터리 용량은 약 113kWh급입니다.
이는 단순히 배터리 용량이 크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고성능 전기 SUV에 필요한 출력을 확보하면서 장거리 주행과 빠른 충전을 함께 고려한 구성입니다.
럭셔리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강력한 성능만큼이나 충전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장거리 이동의 편의성이 중요합니다. 특히 차량 가격이 수억원에 이르는 시장에서는 충전 성능과 배터리의 신뢰성 역시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차에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는 사실은 글로벌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기술이 차지하는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의 경쟁력은 출력과 가속 성능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자동차라도 장거리 이동 때마다 충전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면 고객이 체감하는 편의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토르칼은 WLTP 기준 최대 600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제시합니다. 최대 400kW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16분이 걸립니다. 7분 충전으로 약 16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물론 이 수치는 WLTP 기준으로, 국내 인증 주행거리와 실제 운행 환경에서의 주행거리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충전 시간도 충전기의 출력과 배터리 온도, 충전 상태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럼에도 최대 400kW라는 충전 출력은 토르칼의 기술적 지향점을 잘 보여줍니다. 고급스러운 실내와 강력한 성능을 넘어 장거리 이동에서도 충전으로 인한 불편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국내에서 해당 충전 성능을 온전히 활용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충전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국내 판매 모델의 최종 사양과 인증 결과가 공개되면 실제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벤틀리는 토르칼에 브랜드 최초의 풀 액티브 서스펜션과 어댑티브 2밸브 댐퍼를 적용했습니다. 여기에 전자제어식 올 휠 스티어링을 기본으로 탑재해 승차감과 민첩성을 동시에 확보하도록 했습니다.
뒷바퀴는 최대 5도까지 조향할 수 있으며, 회전반경은 11.1m입니다. 차체길이가 약 5m에 이르는 SUV라는 점을 고려하면 좁은 도로와 주차 공간에서 기동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와 모터의 즉각적인 토크 특성 때문에 차체 제어 기술이 중요합니다. 특히 고성능 SUV에서는 급가속과 급제동, 코너링 상황에서도 차체 움직임을 얼마나 정교하게 제어하느냐가 주행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벤틀리는 장거리 주행에서의 안락함뿐 아니라 민첩한 핸들링과 오프로드 주행 안정성까지 고려해 토르칼을 개발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번 행사는 차량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공개행사인 만큼, 실제 도로에서의 승차감이나 서스펜션 반응, 고속 주행 안정성을 직접 검증한 시승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향후 시승 기회가 마련되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내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전통적인 조작 방식의 조화가 돋보입니다.
모든 조작을 화면에 집중시키기보다 운전자가 손끝으로 직접 조작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을 유지했습니다.
운전 중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화면을 터치하는 편리함과 물리적인 버튼을 눌렀을 때의 명확한 조작감을 함께 추구한 것입니다.
대시보드는 벤틀리 윙 엠블럼에서 영감을 얻어 대칭성과 균형감을 강조했습니다. 가죽과 울, 베니어, 알루미늄 등 여러 소재를 조화롭게 배치하고 정교한 널링 마감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한 불스아이 송풍구를 적용했습니다.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이 연상되는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도 탑재됩니다. 운전자를 인식해 시트와 스티어링 휠 위치, 운전자 보조 시스템 설정 등을 불러오는 안면 인식 기능과 스마트폰을 차량 키처럼 사용하는 모바일 디바이스 키 기능도 지원합니다.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안내와 운전자 보조 정보를 실제 도로 환경에 맞춰 표시합니다. 운전자가 시선을 크게 이동하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토르칼의 실내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부분은 소재입니다.
벤틀리는 최고급 가죽만을 강조하는 기존의 접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소재를 활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100% 메리노 울 차량용 패브릭입니다.
영국의 고급 직물 제조업체 폭스 브라더스와 협업해 자동차 실내에 필요한 내구성과 메리노 울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을 결합했습니다. 벤틀리는 해당 소재가 차량용 울 패브릭 최초로 책임 있는 울 표준(RWS) 인증을 획득했다고 설명합니다.
목재 마감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옴브레 월넛 바이 뮬리너’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확보한 월넛 자투리 목재와 재활용 크래프트 페이퍼를 활용해 제작합니다. 여러 겹의 소재를 압착하고 정밀하게 가공해 깊은 블랙에서 자연스러운 월넛 색상으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을 구현했습니다.
여기에 과거 벤틀리의 엔진 턴드 알루미늄 대시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선버스트 알루미늄 바이 뮬리너’도 마련했습니다. 소재의 선택 폭을 넓히면서 브랜드의 역사와 지속가능성을 함께 담으려는 시도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전기차 시대의 럭셔리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단순히 비싼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것보다 소재의 출처와 제작 방식, 마감의 완성도까지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독특한 부분 중 하나는 소리입니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엔진음이 없습니다. 하지만 벤틀리는 이 공백을 단순한 전자음으로 채우지 않았습니다. 실제 악기를 연주해 녹음한 소리를 바탕으로 ‘벤틀리 다이내믹 심포니’를 개발했습니다.
개발팀은 벤틀리의 V8 엔진 사운드에서 리듬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주목했습니다. 드럼과 비올라, 베이스 기타 등을 실제로 연주하고 녹음해 사운드를 제작했으며, 연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까지 담아냈습니다.
차량 속도와 운전자가 요구하는 토크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며, 스포츠 모드에서는 보다 강렬한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원하지 않을 경우 소리를 완전히 끌 수도 있습니다.
방향지시등 소리에도 특별한 접근법을 적용했습니다. 벤틀리 가죽 공방에서 가죽을 망치로 두드리는 소리를 직접 녹음해 활용했고, 터치스크린과 디지털 어시스턴트의 알림음에는 크리스털 글라스에서 채취한 실제 소리를 사용했습니다.
이런 시도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럭셔리 자동차에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운전자는 자동차를 시각적으로만 경험하지 않습니다. 문을 열고 닫을 때 들리는 소리부터 버튼을 누를 때의 감각, 실내에 울리는 소리까지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자동차의 성격을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토르칼은 전기차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소리 자체를 디자인의 영역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오디오 시스템도 고급스럽게 구성했습니다. 기본 사양은 16개 스피커와 620W 출력을 제공하며, 선택 사양으로 네임(Naim)과 공동 개발한 1,780W 출력의 28개 스피커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상위 시스템에는 시트의 촉각 피드백과 앞좌석 헤드레스트 스피커, 돌비 애트모스 7.1 기능이 적용됩니다.
럭셔리 SUV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새롭게 설계한 시트가 적용됐습니다. 기본 사양으로 16방향 전동 조절과 열선, 통풍, 조절식 볼스터, 마사지 기능을 제공합니다.
선택 사양인 자세 조정 기능과 스마트 시트 클라이밋 시스템은 장거리 주행 중 시트 형상과 압력 분포,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조절해 안락함을 높입니다. 웰니스 시트 사양을 선택하면 마사지 영역이 등받이에서 시트 쿠션까지 확대돼 등과 어깨뿐 아니라 다리까지 마사지할 수 있습니다.
뒷좌석에는 벤틀리 최초로 전동 폴딩 기능을 적용한 3인승 시트가 마련됩니다. 편안한 착좌감과 공간 활용성을 함께 고려한 구성입니다.
이러한 기능은 토르칼이 단순히 강력한 전기 SUV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동 과정에서 운전자와 탑승자가 경험하는 피로를 줄이고,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보다 편안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렇다면 가격은 얼마일까요?
토르칼은 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차라는 상징성만큼이나 가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영국시장의 기본형 판매가격은 약 17만3,300파운드부터 시작합니다. 토르칼 S는 약 19만9,300파운드로 알려졌습니다. 기본형 가격을 단순 환산하면 약 3억원대 초반이지만, 환율과 세금, 국가별 사양에 따라 실제 구매 가격은 달라집니다.
토르칼과 토르칼 S의 국내 판매가격은 대략 3억3,000만원부터 시작하며, 국내 첫 고객인도는 2027년 말로 예정돼 있습니다.
실제 구매를 고려한다면 기본 사양에 포함되는 장비와 선택 사양, 개인화 프로그램 적용 여부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겠죠.
또한 토르칼의 국내 인증 주행거리와 세부 사양은 실제 판매 모델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에서 발표한 최대 600km의 WLTP 주행거리를 국내 인증 수치와 동일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벤틀리의 전동화,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벤틀리다운가’
888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2.9초의 제로백, 800V 전기 시스템과 400kW 초급속 충전은 기술적인 경쟁력을 보여줍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하지만 토르칼을 단순히 수치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악기 연주를 활용한 사운드와 물리 버튼의 조작감, 메리노 울과 목재를 활용한 실내 마감, 시트의 안락함과 차체 제어 기술은 벤틀리가 전기차에서도 유지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주행거리와 충전속도, 출력이 중요한 경쟁 요소입니다. 그러나 벤틀리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자동차에 탑승하고, 문을 닫고, 시트에 앉고, 주행하는 모든 순간에 브랜드의 차별화된 경험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토르칼은 바로 그 지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입니다.
실제 고객들이 이 새로운 전기 벤틀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리고 벤틀리가 오랫동안 쌓아온 고급스러움과 전기차의 장점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결합했는지에 쏠립니다.
벤틀리 토르칼은 엔진을 전기모터로 바꾼 자동차에 그치지 않습니다. 전기차 시대에도 벤틀리다운 고급스러움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모델입니다. 실제 주행에서의 승차감과 정숙성, 충전 성능, 차체 제어가 이러한 철학을 뒷받침한다면 토르칼은 럭셔리 전기 SUV 시장에서 벤틀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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