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카리포트)=임재범 기자] 한마디로 조용하고 강력했다.
29일 오전 기아차의 플래그십 준대형 세단 ‘올 뉴 K7 하이브리드(All New K7 Hybrid)’모델을 경험하고 느낀 점이다.
이날 출시행사와 동시에 진행된 미디어 시승회가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진행됐다. 시승경로는 강동구 시내를 경유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경춘국도(산업도로)를 따라 남양주 동화 컬처빌리지까지 왕복해 총 92㎞ 구간에서 K7 하이브리드를 살짝 경험할 수 있었다.
기아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 피터 슈라이어 사장에 의해 빚어진 ‘올 뉴 K7 하이브리드(이하, K7 하이브리드)는 지난 1월 ‘올 뉴 K7’이 국내 출시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몰아가며 11개월만에 4만 5천대가 판매된 작품이다. 고급진 내∙외장 디자인과 품격이 느껴지는 인테리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눈길을 끄는 외형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촌지간인 현대차 신형 그랜저와 실질적인 경쟁구도를 가진 ‘올 뉴 K7’이지만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이어서 국내산 준대형세단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K7 하이브리드’가 당분간 독주가 될 전망이다. 기아차관계자는 경쟁모델로 렉서스 ES300h를 언급했다.
음각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알파벳 ‘Z’ 형상으로 빛나는 헤드램프 등 외형만 봐서는 기존 ‘올 뉴 K7’과 구분이 어렵다. 전조등이 풀 LED가 적용됐고, 하이브리드 전용 휠과 크롬 사이드미러, 트렁크 하단 ‘ECO hybrid’ 엠블럼으로 엔진사양을 달리한다.
K7 하이브리드는 전장 4,970㎜, 전폭 1,870㎜, 전고 1,470㎜, 축거 2,855㎜의 차체크기다. 기존 대비 한층 더 커진 외형과 넓은 실내 공간이다. 특히 축거를 이전 모델 대비 10㎜ 늘려 동급 최대 길이다. 여기에 운전석 시트 착좌 높이를 10㎜ 낮춤으로써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해졌다.
K7 하이브리드와의 접촉은 시트와 스티어링 휠부터 시작된다. 퀄팅 나파가죽 시트의 착좌감은 포근했다. 적당히 허벅지와 허리를 잡아주며 포근하게 보담아주는 느낌이다. 단지 조수석 시트는 허벅지까지 걸터앉는 수준이라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가죽으로 깔끔하게 두른 스티어링 휠은 손바닥을 안착시켰다. 부드러운 촉감이다. 힘들이지 않고도 누구나 싶게 조향 할 수 있을 정도의 저항이다. 물론 고속주행에서는 묵직한 저항으로 직진성을 높여줬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렸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이 감돌았다. 엔진 피스톤은 대기중이고, 전기모터만으로 타이어를 굴리기 때문이다. 효율성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최대 장점이다.
K7 하이브리드는 세타Ⅱ 2.4리터 하이브리드 전용 직분사 가솔린 심장과 38kW 최고출력으로 회전시키는 전기모터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달린다. 전기모터 출력은 기존 K7 하이브리드보다 3kW 상승한 수치다.
전기모터가 밀어붙이는 최대토크는 205Nm. 1.6톤(공차중량 1,680㎏)이 넘는 몸무게를 미동도 없이 끌고 가는 수준이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다 보면 어느새 엔진이 깨어난다. 이때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전륜 타이어로 추진력이 전달된다. 전기모터만으로 부족한 힘을 서로 보태기 위해 가솔린 엔진이 뿜어내는 21.0㎏의 최대토크와 159마력의 최고출력으로 아스팔트를 박차고 밀어낸다. 이때 엔진회전수는 각각 4,500rpm과 5,500rpm에 도달하면서 발휘된다.
피스톤 움직임이 빨라졌다고 해서 전기모터가 멈춰있는 건 아니다. 엔진으로 감당하기 힘든 가속을 전기모터 회전으로 보조구동역할을 하며 묵직하게 차체를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이때 엔진과 전기모터가 동시에 밀어붙이는 204마력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일반 가솔린엔진 차량의 가속은 속도를 올리는 만큼 고rpm영역을 오가며 비명을 지르지만 K7 하이브리드는 엔진 격벽 방음에 엔진 비명을 적절히 차단하면서 전기모터 추진력까지 더해진, 기대이상의 알찬 추진력으로 속도계 바늘을 회전시킨다.
달리기 성능이 높아지기전 무조건 갖춰야 될 성능이 있다. 브레이크 성능이다. 잘 달리기에 앞서 잘 서야한다.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고질병으로 여겼던 브레이크 밀림현상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현대기아차 그룹이 ‘LF쏘나타 하이브리드’출시를 기점으로 브레이크 성능은 여느 일반 세단들과 비교해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잘 잡아줬다. 하지만, 차체는 ABS 떨림과 함께 살짝 밀림이 없지는 않았다. 이는 연비위주로 설계된 에코 타이어의 접지력에서 발생되는 부분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부품중에 하나인 배터리는 트렁크 하단에 자리를 잡았다. 기존 2열시트와 트렁크 사이에 자리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일반차량과 트렁크 공간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배터리 방전이 가까워지면 엔진을 움직여서 충전하기도 하지만, 주행 중에는 타력주행 시나 내리막길 또는 브레이킹 시에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를 채워가게 되는 재생에너지 시스템이다.
K7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면서 업그레이드 된 점을 꼽아보면, 전기모터로 달리다가 엔진이 가동되는 시점이다.
모든 하이브리드 차량이 미미한 차체진동과 순간 고rpm에 이질감을 가졌었다. K7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의 단점을 말끔하게 해소해 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능동부밍제어’를 적용해 실주행 사용빈도가 높은 저rpm 대의 엔진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함으로써 저rpm 대에서 발생하는 엔진의 진동/소음을 ‘모터의 역(逆) 방향’ 토크를 통해 상쇄하는 기술에서다. 또한, 엔진 룸에 흡차음재를 추가하고, 흡음재 일체형 언더커버를 덮어 정숙성이 월등히 좋아지게 설계됐다.
EV모드도 극대화됐다. 핵심 부품인 고전압 배터리의 경우, 기존 모델과 동일한 중량을 유지하면서도 용량은 기존 5.3Ah에서 약 23% 개선된 6.5Ah로 향상시켜 EV 주행거리를 늘렸기 때문이다.
시승경로 산업도로와 고속도로 30㎞ 거리는 스마트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 하고 달렸다. 리터당 24㎞를 훌쩍 넘기는 평균연비를 보였다. 시속 80~100㎞로 주행 한 결과였다.
K7 하이브리드가 인증받은 정부공인 연비는 복합 16.2㎞/L와 도심 16.1㎞/L, 고속도로 16.2㎞/L를 기록하며 1등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당 97g으로 지구환경에 일조하는 탄소배출 친환경차량이다.
하이브리드 준대형 세단이지만 세제혜택도 적용받는다. 취득세 및 공채 매입 일부 감면 등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혜택을 이차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차량 등록시 취득세를 최대 140만원 감면받고 채권 및 공채 또한 최대 200만원(서울기준)까지 매입 면제받을 수 있으며, 공영주차장 주차비용 50%할인 및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이외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전동 트렁크, 크렐(KRELL) 사운드 시스템 등의 편의사양과 무릎에어백을 포함한 9에어백 (앞좌석 어드밴스드 포함) 등으로 안전사양이 강화됐다.
올 뉴 K7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실제 구매 비용차이도 크지 않다.
기존 올 뉴 K7 2.4(가솔린) 프레스티지 트림(3,090만원)의 경우 취득세 약 197만원, 공채할인 28만원(서울 기준, 할인율 5% 적용)을 더하면 구매과정에서 약 3,315만원을 지불하고 등록하게 되지만, K7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 트립의 세제혜택 후 차량 등록가격을 계산해보면, 차량가 3,575만원에 취득세 87만원, 공채할인 23만원 적용 시, 실 구매가격은 3,685만원이다. (세제혜택 후 차량가격은 지역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비용차이는 불가 370만원 뿐이다.
370만원의 비용차이에 대해서도 기아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의 뛰어난 연비로 절감되는 연간 유류비 약 122만원을 고려하면, 약 3년의 주행으로 해당 비용은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터당 유류비 페트로넷, 11월 3주 기준 1,427원 및 연간 3만㎞ 주행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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