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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안 해도 전기차처럼” 액티언 하이브리드 시승기

임재범 기자 발행일 2025-07-18 13:34:07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놀랐다


우유빛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마주한 건 장맛비에 흠뻑 젖은 모습이었다.

세계 최초의 쿠페형 SUV 쌍용 액티언의 후속이다. 현재의 액티언과 공통된 분모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쿠페형태라고는 하지만 쿠페라인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정면에 섰을 땐 태극문양을 형상화한 주간주행등(DRL)이 시선을 잡고, 쿠페형 루프라인과 20인치 휠이 만드는 비율은 ‘와이드 앤 로우’ 그 자체다.



SUV지만 무언가 ‘스포츠카’ 같은 기운이 흐른다. 지나가던 이들이 한 번씩 고개를 돌릴 법한 외모였다. ‘국산차 디자인, 정말 많이 좋아졌다’

도어를 열고 타보면,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 구성과 감성 품질에 먼저 놀란다. 대시보드는 얇고 수평적이며,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8도의 각을 줌으로써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센터콘솔엔 무선 충전 패드, 시원하게 뚫린 수납공간이 눈에 띈다. 단지 오디오 볼룸을 물리적버튼으로 직관적이면 하는 바램?

실용성에 공들인 모습이 보인다. 뒷좌석 탑승자가 딱히 흠잡을 곳 없다. 레그룸은 939mm, 등받이 각도도 적당해 고속도로에서 꾸벅꾸벅 졸기에 딱이다. 그리고 트렁크는 652리터. 골프백 2개는 가뿐히 삼킨다.

차박에 적당한 사이즈다.



스티어링을 잡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첫인상은 단 하나. “조용하다.”

전기차처럼, 너무 조용하다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은 시동 시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로 어느 정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기차처럼 조용하게, 아주 매끈하게 출발한다.

전륜에 177마력(150kW)의 전기모터로만 차체를 끌기 때문이다.

 

저속에서는 모터 단독 주행 비율이 90%를 넘는다더니, 정말 엔진이 있는지조차 잊을 정도였다. 이 느낌, 지난번 토레스 하이브리드 시승에서 굉장히 신선했던 기억이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이다.

 

시내를 빠져나와 시속 80km 이상에서 본격적으로 가속을 해본다. 액티언 하이브리드의 구동계는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150마력)과 전기모터(177마력)의 조합. 시스템 최고출력은 204마력 수준이지만 체감 가속은 그 이상이다.

e-DHT(전동식 변속 시스템)의 반응이 직결감 있고, 패들 시프트 없이도 ‘전기차 특유의 즉답성’이 느껴진다. 특히 2차로에서 차를 추월할 때의 가속감이 좋다. 앞이 휑하게 비는 느낌 없이 밀어주는 토크가 상쾌하다.

 

그리고 서스펜션. 이게 진짜 물건이다.

KGM이 자랑하는 SFD 스마트 감쇠력 조절 댐퍼 덕분에 노면의 요철을 매우 부드럽게 걸러준다. 고급 세단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허리가 찌릿하지 않고, 고속도로 차선 변경 시 차체가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패밀리 SUV’ 그 이상이다.

시승 당일, 80km주행. 30% 시내 + 70% 고속도로 코스에서 기록한 실제 연비는 18.0km/L.

이 정도면 ‘충전 없는 전기차’ 수준이다.





복합 연비가 15.0km/L임을 감안하면 매우 우수하다. 특히 도심 정체 구간에서 전기모터가 대부분을 커버해줘 연료 게이지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세팅이 잘 되어 있단 얘기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KGM이 진심으로 ‘다시 한 번 해보겠다’는 각오를 담은 차량이다.

3,695만 원이라는 단일 트림 가격에 20인치 휠, 내비게이션 OTA, IACC(지능형 크루즈), 긴급 제동, 차선 유지 보조까지 넣었다. 가격은 낮추고 감성은 올렸다.



여기에 EV에 가까운 정숙함, 탄탄한 승차감, 높은 연비, 깔끔한 실내까지. 그야말로 “충전 안 해도 전기차처럼 탈 수 있는 SUV”라는 컨셉에 걸맞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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