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카리포트)=임재범 기자]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에서 연비는 중요한 고려대상이다. 국내 판매되는 내연기관 차량 중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한 차종은 뭘까?
에너지관리공단에서 2013년 1월 발표한 신연비(자동변속기 기준) 기준으로 복합 21.1㎞/L를 기록한 푸조 208 1.4 e-HDi가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토요타 프리우스가 21.0㎞/L를 기록하며 0.1㎞/L라는 간만의 차이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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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당 20㎞를 넘기는 엄청난 공인 연비만큼 달릴 수 있을까?’라는데서 두 모델의 연비측정은 시작됐다.
토요타 프리우스 S (4,120만원) - 복합 21㎞/L, 도심 21.7㎞/L, 고속 20.1㎞/L
푸조 208 1.4 e-HDi (2,630만원) - 복합 21.1㎞/L, 도심 19㎞/L, 고속 24.6㎞/L
연비 측정을 위해 토요타 프리우스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지만, 배기량 1.4리터의 208 e-HDi는 판매량이 작았을 뿐더러 렌터카도 없는 관계로 208 1.6 e-HDi (2,990만원-복합 18.8㎞/L, 도심 17.1㎞/L, 고속 21.3㎞/L)모델로 측정을 진행했다.
‘어느 모델이 더 높은 연비를 기록할까?’가 아니라 ‘실제 주행에서 높은 공인연비를 과연 뛰어 넘을 수 있을까?’였다.
자동차 연비는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연비가 높고 도심(시내) 연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프리우스는 반대다. 고속 연비보다 도심연비가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서행 시 전기모터를 이용해 바퀴를 굴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량 이라서다.
연비 테스트는 차량에 설치된 트립컴퓨터 상 수치에 의존하기로 했다.
연비 측정에 있어서 노면상황과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결과 값은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인지하고 테스트에 임했다.
여전히 출근길 정체가 이어지는 오전 9시반경 강남 도곡동을 출발해 도산대로를 통과해 신사역에서 올림픽대로를 진입했다. 여의도 63빌딩을 지나 서강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를 달려 상암DMC까지 달려온 거리는 23.9㎞. 고속주행보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이 많은 도로상황이었다.
트립 컴퓨터 상에 찍힌 프리우스의 연비는 30.3㎞/L. 208은 21.3㎞/L를 기록했다.
다음은 고속주행이다. 상암DMC를 출발해 제 2자유로 내 킨텍스IC로 빠져나와 제 1자유로를 진입해 임진각까지 달리는 35.9㎞ 경로였다.
평균 60~80㎞/h 속도로 주행한 결과 프리우스는 27.7㎞/L. 208은 23.8㎞/L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가 높은 연비를 보여줬다는 거다.
기대이상의 높은 연비를 보여준 프리우스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누적판매대수 300만대를 돌파한 모델로 11년 연속 미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최고의 친환경차’로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차다.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 시스템을 탑재하고 미국에서만 67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2세대(2004년)에 이어 측정에 나선 3세대(2009년) 모델은 2012년 1월 등록된 차량이었다.
프리우스는 1.8리터 엣킨스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에 의해서 주행을 이어간다.
5200rpm에서 발휘되는 99마력의 엔진 출력과 82마력의 전기모터 출력을 더해 총 시스템 출력은 136마력이다. 최대토크는 4000rpm에서 14.5㎏m다.
중고차 가격은 평균 2천만원대 이상의 가격대에 머무러고 있었다. 연비가 좋아서 그만큼 인기가 많은 모델이다. 일반적으로 최고의 연비를 뽑아내려면… 평균시속 60㎞로 달려야 하지만… 프리우스는 다르다.
내연기관에 전기모터가 주행을 도와 주기 때문에… 프리우스는 70~80㎞/h에서 좋은 연비가 만들어 낼 수 있다.
정체로 서 있을 때나 서행에선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주행을 하기 때문에 기름을 한방울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배터리 충전은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충전된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동력에너지가 회생브레이크를 통해 운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배터리에 충전된다.
3가지가 주행모드 중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EV모드의 활용도를 높였다. 엔진은 정지하고 모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주행중에도 정적이 흐른다. 특히 늦은 밤 지하주차장을 슬금슬금 움직이다 보면 타이어 굴러가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다.
208보다 가격은 1000만원가량 비싸지만… 조용한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와 움직이는 차라는 점. 최고의 정숙성에 높은 연비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판매량이 많은 차가 좋고 많이 판매된 차가 좋은차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2012년말 국내 시장에 진출한 2라인의 8세대 모델 푸조 208 e-HDi 1.6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국산과 수입차 통틀어 내연기관 차량 중 최고의 공인연비를 자랑하는 차다.
1.6리터 e-HDi 디젤엔진과 6단 MCP변속기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4000rpm에서 92마력의 최고출력과 1750rpm에서 23.5㎏m의 최대토크로 안정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전 세대에 비해 차체는 줄어들었지만 실내공간은 약간 늘어났다. 190㎝의 장신이앉아도 여유가 느껴지는 좌석이다. 아담하다는 느낌이 앞선다.
최고의 연비를 자랑하는 1.4리터 모델은 최고의 연비를 기록하는데 의미를 둔 모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디젤모델이라 진동이나 소음. MCP 변속기의 이질감을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연비를 위해 서행에서는 늘어지는 변속감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물론 가속 시 답답함은 어쩔 수 없었다.
자동차 기술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양분된다. 하이브리드와 디젤 역시 마찬가지다. 각각 전혀 다른 기술과 노하우를 앞세웠지만 이 둘이 향하는 궁극점은 친환경과 뛰어난 연비다.
어떤 소비재는 마찬가지겠으나 자동차 역시 고가의 소비재 가운데 하나로 뚜렷한 트레이드 오프가 존재한다.
무엇하나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맹점은 여기에 있다. 가장 필요 없는 것 하나를 포기하는 대신 가장 필요한 것 하나를 얻는게 성공적인 비즈니스, 아니 차 고르기다.
하이브리드와 디젤을 고르기 전, 당신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면 답은 의외로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의 지향점을 두고 두 가지 파워트레인이 각각의 장단점을 앞세워 이 시대를 책임진다. 친환경차의 궁극점인 전기차 시대까지의 과도기를 책임지는 하이브리드와 디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점진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임재범 기자 happyyjb@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