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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8만원. 직렬 4기통의 귀환. 혼다 CB1000F, 레트로 감성으로 라이더를 사로잡다
혼다가 다시 'CB'를 꺼냈다. '더 고(The Go)'에서 만난 혼다 CB1000F 출시
7월 21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던 오전.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혼다 모터사이클 복합문화공간 '더 고(The Go)'는 평소보다 더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라이더들에게 비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이날만큼은 우산을 들고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의 표정에서 기대감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혼다가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차세대 레트로 스포츠 네이키드 모터사이클 CB1000F가 국내에 공식 출시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중앙 무대에 전시된 실버와 블랙 컬러의 CB1000F였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네이키드 바이크들이 날카롭고 공격적인 스타일을 앞세운 것과 달리, CB1000F는 첫눈에 봐도 '혼다다운 CB'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존재감을 풍겼습니다. 둥근 LED 헤드라이트와 길게 뻗은 연료탱크, 직선적인 차체 비율, 크롬으로 마감된 4기통 배기라인, 메가폰 스타일 머플러까지. 과거 1980년대 북미 AMA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을 누볐던 전설적인 CB750F의 실루엣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행사가 시작되기 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많이 들렸던 숫자는 '110대'였습니다. 공식 판매를 시작하기도 전에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사전예약에서 무려 110대가 계약됐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최근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 분위기를 생각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입니다. 현장에서도 "요즘 보기 드문 성공적인 사전계약이다", "드디어 혼다가 제대로 된 CB를 내놨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갔습니다. 특히 40~50대 라이더들은 과거 CB750F와 CB900F를 추억하며 감회에 젖는 모습이었고, 젊은 라이더들은 오히려 신선한 디자인이라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세대는 달랐지만 모두가 같은 바이크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고,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보는 모습은 이번 모델이 가진 상징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혼다는 이번 CB1000F를 단순한 복고 모델이 아니라 '헤리티지의 귀환(Heritage Revival)'이라는 콘셉트 아래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가까이에서 바라본 차체는 과거를 그대로 복제한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감각으로 완성도를 높인 모습이었습니다. 도장 품질은 상당히 고급스러웠고, 엔진과 프레임이 만들어내는 비율 역시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최근 스포츠 바이크들이 카울 속으로 엔진을 숨기는 반면, CB1000F는 직렬 4기통 엔진 자체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기계적인 아름다움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한참 동안 바이크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단순히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존재감 있는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 바라볼수록 새로운 디테일이 보이는 바이크였습니다. 외형만 클래식한 것이 아니라 역사도 깊습니다. CB1000F는 혼다를 세계적인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던 CB750F와 CB900F의 디자인 DNA를 계승한 모델입니다. 특히 북미 AMA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에서 전설적인 라이더 프레디 스펜서가 CB750F와 CB900F를 타고 활약했던 레이스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감성만 앞세운 모델은 아닙니다. 기본 플랫폼은 최신 CB1000 호넷(Hornet)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현대적인 주행 성능과 첨단 전자장비를 모두 담아냈습니다. CB1000F의 심장은 998cc 수랭식 직렬 4기통 엔진입니다. 최고출력은 124마력(124ps/9,000rpm), 최대토크는 10.5kg·m(8,000rpm)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수치보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성격이었습니다. 혼다는 밸브 타이밍과 리프트를 새롭게 조율해 중저속 영역의 토크와 스로틀 응답성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는데, 행사장에서 들은 설명을 종합하면 도심에서는 부드럽고 다루기 쉬우면서도 회전수를 높이면 직렬 4기통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감과 매끄러운 회전 질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세팅됐습니다. 특히 머플러 내부를 3실 구조로 설계해 낮은 회전수에서는 차분하면서도 고회전에서는 혼다 특유의 감성적인 4기통 배기음을 들려준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시동을 걸어 짧게 들려준 엔진음은 거칠기보다 매끄럽고 깊은 울림이 느껴졌고, 행사장 곳곳에서는 스마트폰을 꺼내 그 소리를 담으려는 참석자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직접 시트에 올라가 보니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리터급 네이키드 바이크라고 하면 덩치가 크고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쉽지만, CB1000F는 예상보다 훨씬 친숙했습니다. 시트고는 795mm로 비교적 낮게 설계돼 발 착지성이 우수했고, 상체를 과도하게 숙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라이딩 포지션 덕분에 장시간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적을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탱크를 감싸는 무릎 각도도 편안했고, 핸들 위치 역시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혼다가 이 모델을 일상과 스포츠 라이딩을 모두 만족시키는 로드스터라고 설명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쇼와 SFF-BP 도립식 프런트 포크와 닛신 브레이크 시스템, 비대칭 스윙암 설계까지 적용해 조작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겉모습은 클래식하지만 기술은 최신입니다. CB1000F에는 6축 IMU를 기반으로 한 코너링 ABS를 비롯해 스로틀 바이 와이어, 혼다 셀렉터블 토크 컨트롤(HSTC), 어시스트 & 슬리퍼 클러치가 기본 적용됩니다. 여기에 스포츠, 스탠다드, 레인, 유저1, 유저2 등 총 5가지 라이딩 모드를 제공해 다양한 환경에서 원하는 성격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5인치 풀컬러 TFT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키 시스템, 혼다의 도난방지 시스템(HISS)도 기본 적용됐으며, 탱크백과 사이드백, 윈드스크린, 엔진 슬라이더 등 총 13종의 순정 액세서리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밀 수도 있습니다. 클래식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제 사용하는 편의성과 안전성은 최신 리터급 바이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CB1000F는 혼다가 오랜 시간 쌓아온 CB 라인업의 역사와 기술력을 집약한 모델"이라며 "감성적인 레트로 스타일과 직렬 4기통 엔진의 주행성능, 그리고 완벽한 밸런스를 갖춘 CB1000F를 통해 혼다가 추구하는 펀 라이딩의 가치를 직접 경험해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다시 비가 내리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라이딩을 할 수 없는 날씨였지만 오히려 그런 분위기 속에서 CB1000F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화려한 성능 경쟁만을 앞세운 바이크가 아니라, 바라보는 즐거움과 시동을 거는 설렘, 직렬 4기통 엔진의 감성, 그리고 오랜 시간 이어져 온 CB라는 이름의 무게까지 모두 담아낸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식 출시 전 이미 110대가 사전예약된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CB1000F는 단순히 새로운 모터사이클 한 대가 아니라 혼다가 수십 년 동안 이어온 헤리티지를 오늘의 기술로 다시 완성한 결과물이었습니다. 레트로를 좋아하는 라이더에게는 추억을, 최신 기술을 원하는 라이더에게는 만족감을, 그리고 처음 리터급 네이키드에 도전하는 라이더에게는 부담 없는 완성도를 제시하는 모델. 장맛비가 내리던 분당 더 고에서 만난 CB1000F는 '과거를 닮았지만 가장 현대적인 CB'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모터사이클이었습니다.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차량 주요 제원엔진 : 998cc 수랭식 DOHC 직렬 4기통최고출력 : 124ps / 9,000rpm최대토크 : 10.5kg·m / 8,000rpm변속기 : 6단시트고 : 795mm전자장비 : 6축 IMU, 코너링 ABS, HSTC, TBW, 슬리퍼 클러치라이딩 모드 : 스포츠, 스탠다드, 레인, 유저1, 유저2계기판 : 5인치 TFT 풀컬러 디스플레이컬러 : 실버, 블랙판매가격 : 1,598만원(VAT 포함)
임재범2026-07-22 03: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