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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보다 크고 트럭보다 똑똑하다'. 기아, 5.35m 전기 밴 ‘PV7’ 세계 최초 공개

임재범 기자 발행일 2026-09-14 21:18:18
“이게 밴이라고?” 기아 PV7 공개…96.2kWh 배터리·460km·20분대 충전
5.35m 대형 전기 밴의 등장…기아 PV7, 카고부터 11인승까지 23종 파생모델로 확장
“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사무실” 460km 달리고 20분대 충전


기아가 대형 전동화 목적기반차량(PBV) 시장을 정조준한 ‘더 기아 PV7(The Kia PV7)’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기아는 현지시간 9월 14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PV7을 공개하며 지난해 선보인 PV5에 이어 전동화 PBV 라인업을 한 단계 더 큰 차급으로 확대했습니다.

PV7은 단순한 대형 전기 밴이라기보다 차량 자체를 하나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PV7은 기아의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개발됐습니다. 이 플랫폼은 전기차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PBV에 필요한 넓은 실내와 적재공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구조입니다. 특히 플랫 플로어와 낮은 차체 바닥 설계를 통해 승객의 승하차는 물론 화물 상하차 편의성까지 높였습니다. 기아가 PV7을 통해 노리는 영역도 명확합니다.

물류·배송·서비스업 같은 비즈니스 현장뿐 아니라 승객 운송, 레저, 이동식 업무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움직이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차체부터 상당합니다. PV7 롱 모델은 전장 5,350mm, 전폭 1,995mm, 전고 1,990mm, 축거 3,500mm에 달합니다. 도어 핸들까지 포함하면 전폭은 2,030mm입니다. 전형적인 원박스 형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적용해 상용차 특유의 실용성과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강조했습니다.

전면부의 블랙 후드와 필러 가니쉬, 기아 PBV 특유의 시그니처 램프 그래픽, 범퍼 하단 스키드 플레이트가 강인한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측면에서는 블랙 가니쉬와 낮은 벨트라인을 통해 개방감을 높이고 루프가 떠 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을 구현했습니다.



후면부 역시 단순한 디자인 이상의 실용성을 담았습니다. PV7에는 옆으로 열리는 ‘풀오픈 트윈 스윙’ 테일게이트와 위로 열리는 리프트업 방식이 함께 적용돼 사용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화물을 자주 싣고 내리는 상용차에서는 테일게이트 개방 방식과 각도가 작업 효율을 크게 좌우하는 만큼 PV7은 실제 업무 환경을 고려한 설계가 돋보입니다.

범퍼와 휠 아치, 도어 클래딩처럼 손상이 발생하기 쉬운 부분도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해 경미한 사고나 파손으로 인한 차량 운휴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실내는 ‘툴 박스’를 콘셉트로 구성됐습니다. 기아는 PV7을 단순히 사람이나 물건을 운반하는 차량이 아니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으로 정의했습니다. 크래쉬패드는 이중 레이어 구조로 만들어 수납공간을 확보했고, 중앙에는 최대 14.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배치했습니다. 공조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 주행 중에도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카고 모델에는 개방형 수납공간을 마련했으며 3인승 모델의 센터 시트백은 접어서 오픈 트레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패신저 모델 역시 히든 수납공간과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는 센터 콘솔 등을 적용해 승객 이동과 업무를 모두 고려했습니다.



전동화 성능도 대형 차체에 걸맞게 구성했습니다. PV7은 71.5kWh 스탠다드 배터리와 96.2kWh 롱레인지 배터리로 운영되며, 롱레인지 모델은 유럽 WLTP 기준 460km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목표로 합니다. 최대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20분대 중반에 충전할 수 있습니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상용차에서 충전시간은 곧 영업시간과 연결되는 만큼, 기아는 주행거리뿐 아니라 충전 효율까지 상품성의 핵심으로 내세웠습니다.



특히 기아 최초로 전면 급속·완속 충전구와 후측면 완속 충전구 등 두 개의 충전구를 적용한 것도 눈에 띕니다. 주차 위치나 충전시설의 배치에 따라 충전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대형 상용 전기차의 현실적인 사용 환경을 고려했습니다. 전륜 모터는 최고출력 200kW, 최대토크 420Nm를 발휘하며 향후 사륜구동 모델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여기에 V2L 기능까지 갖춰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공급할 수 있어 공구나 업무 장비, 각종 전자기기를 현장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습니다.

PV7 카고는 물류와 배송 업무를 겨냥한 실용성이 핵심입니다. 2인승과 3인승 모델, 2열 좌석을 갖춘 다인승 카고 모델로 운영되며 롱 모델 기준 적재공간은 VDA 기준 6.1㎥, 하이루프 모델은 8.0㎥ 수준입니다.

1,200×800mm 규격의 유로 팔레트를 최대 3개까지 적재할 수 있으며 550mm의 낮은 적재고를 통해 화물을 싣고 내리는 부담을 줄였습니다. 적재중량은 유럽 기준 롱 모델 약 1,165kg, 컴팩트 모델 약 1,200kg 수준이며, 무거운 화물을 실었을 때 주행 특성을 조절하는 고중량 주행 모드도 적용됩니다.



여기에 3인승 카고 모델에는 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로드스루 격벽을 적용했습니다. 동승석 시트 하단 공간까지 활용할 수 있어 일반적인 적재공간만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긴 화물도 효율적으로 운반할 수 있습니다. 테일게이트 역시 좁은 공간에서 화물을 쉽게 상하차할 수 있도록 풀오픈 트윈 스윙 방식과 일반적인 리프트업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패신저 모델은 더욱 다양한 공간 구성을 제공합니다. 7인승과 9인승, 11인승으로 운영되며 9인승은 4열 시트 유무에 따라 두 가지 배열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7인승에는 ‘롱레일 이지 리무브 시트 시스템’을 적용해 후석 시트를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탈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많이 태워야 할 때는 승객 중심으로, 짐을 많이 실어야 할 때는 적재공간 중심으로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PV7이 기존 상용 전기 밴과 다른 또 하나의 포인트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했으며 14.6인치 또는 12.9인치 디스플레이와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과 업무 기능을 연결합니다.

개방형 앱 마켓을 통해 업무 목적에 맞는 앱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고,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를 통해 자연스러운 연속 대화 기반의 차량 제어와 정보 제공도 지원합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의 주요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기업 고객에게 중요한 플릿 관리 기능도 강화했습니다. ‘플레오스 플릿’을 통해 차량 상태와 운행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으며 차량 커넥티드 데이터 API를 활용하면 기업의 업무 시스템과 차량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선제적으로 감지하는 업타임 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해 차량의 가동률을 높이고 운영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결국 PV7은 차량 한 대의 상품성만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과 소프트웨어, 데이터,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기업의 운영 효율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안전사양도 대형 전기 PBV에 걸맞게 구성했습니다. 루프 마운트 동승석 에어백을 포함한 7에어백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와 가속 제한 보조를 통해 예기치 않은 사고 가능성을 낮췄습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2,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전·측·후방 주차 거리 경고,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적용했습니다. 반복적인 장거리 운행이 많은 상용차 특성상 운전자의 피로를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구성입니다.



기아가 PV7을 세계 최초 공개 장소로 독일 하노버의 IAA 트랜스포테이션을 선택한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유럽은 전기 상용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시장으로, 실제로 올해 상반기 유럽 C세그먼트 전기 밴 시장에서 PV5가 1만3,603대 판매되며 30.4%의 점유율로 1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PV5는 한국 브랜드 최초로 ‘2026 세계 올해의 밴’에도 선정된 바 있어 PV7은 이 같은 PV5의 성과를 대형 차급으로 확대하는 후속 모델이라는 의미가 큽니다.



이번 IAA 트랜스포테이션에서 기아는 PV7 3대와 PV5 7대 등 총 10대의 PBV를 전시합니다. 1,531㎡ 규모의 전시 공간에서 PV7 카고 롱 2대와 패신저 롱 1대를 비롯해 PV5 카고, 패신저, WAV, 샤시캡, 크루밴, 푸드트럭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을 선보이며 PBV가 단순한 차량 라인업이 아니라 목적에 따라 형태가 바뀌는 모빌리티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PV7의 핵심은 결국 ‘한 가지 형태의 밴’을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기아는 차세대 바디 개발·제조 기술인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적용해 축간거리와 전장·전고, 실내 구성 등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도록 하고, PV7 카고 컴팩트·롱·하이루프와 패신저 컴팩트·롱을 비롯해 샤시캡과 다양한 파생 및 컨버전 모델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무려 23종의 PV7 파생 및 컨버전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며, 국내와 유럽 시장에는 2027년 하반기 PV7 패신저 롱과 카고 롱을 우선 출시할 예정입니다.



PV7의 등장은 기아의 PBV 전략이 PV5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차급 확장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승용 전기차에서 축적한 전동화 기술을 상용 영역으로 가져오는 수준을 넘어 차량의 공간을 고객의 업무 방식에 맞게 바꾸고,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로 차량 운영까지 관리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빌리티를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5.35m급 차체와 최대 96.2kWh 배터리, 800V 초급속 충전, 최대 200kW 전기모터, 카고와 7·9·11인승 패신저, 그리고 향후 23종에 이르는 파생 모델까지 고려하면 PV7은 단순히 ‘큰 전기 밴’이라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차입니다. 기아가 PV5를 통해 확인한 PBV 시장의 가능성을 PV7을 통해 대형급으로 확대하면서,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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