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공간보다 놀라운 승차감과 N.V.H 개선
신형 투싼, 고속도로·도심·국도에서 확인한 진짜 변화
현대자동차가 5세대로 완전히 새로워진 디 올 뉴 투싼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7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 참석해 신형 투싼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번 시승은 김포의 한 카페까지 편도 약 42km, 왕복 약 84km를 달리는 코스로 진행됐습니다. 고속도로와 도심, 국도를 두루 통과하면서 신형 투싼의 주행 성능은 물론 승차감과 정숙성, 실내 공간, 새롭게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모델은 단순히 외관을 바꾸고 차체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와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까지 적용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 경험해 보니 신형 투싼이 지향하는 변화는 분명했습니다. 운전할 때는 한층 편안하고, 가족과 함께 이동할 때는 여유로우며, 차량과 대화하는 방식까지 달라지는 SUV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2004년 처음 등장한 투싼은 국내를 비롯해 북미와 유럽 등 세계 여러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현대자동차의 대표적인 글로벌 SUV입니다. 2026년에는 글로벌 누적 판매 1,100만 대 돌파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존재감이 큽니다. 그런 투싼이 5세대로 진화하면서 가장 먼저 달라진 부분은 차체의 인상입니다.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인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을 바탕으로 완성된 외관은 이전보다 단단하고 대담한 분위기를 전달합니다. 후드와 펜더 주변에는 깊이 있는 굴곡을 넣어 차체가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했으며, 전면부에는 수평형 슬림 센터 램프와 수직형 H-엣지 라이팅을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후면부 역시 H형 테일램프로 전면과 통일감을 줬습니다. 신형 투싼의 차체 크기는 전장 4,700mm, 전폭 1,905mm, 전고 1,685mm이며 휠베이스는 2,785mm입니다. 기존 모델보다 전장은 60mm, 전폭은 40mm, 전고는 20mm, 휠베이스는 30mm 늘어났습니다. 단순히 제원표의 숫자가 바뀐 것이 아니라 실제 차량 앞에 섰을 때 차체가 한층 당당해졌다는 인상을 줍니다. 운전석에 앉으면 넓어진 차체의 장점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좌우 공간이 여유롭고 앞 유리를 통해 바라보는 시야도 시원한 편입니다. 센터콘솔은 팔을 자연스럽게 올려놓기 좋은 높이로 구성됐으며, 스마트폰 두 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듀얼 무선충전 패드도 마련됐습니다. 운전석에서 손을 뻗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조작하는 과정이 자연스럽도록 배치한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족용 SUV를 고려한다면 뒷좌석 공간도 중요합니다. 신형 투싼은 2열 헤드룸을 1,031mm로 확대했으며, 뒷좌석 도어가 최대 83도까지 열리는 와이드 오픈 힌지를 적용했습니다. 어린 자녀의 카시트를 설치하거나 부피가 큰 짐을 싣고 내릴 때 도움이 될 만한 변화입니다. 트렁크 용량 역시 기존 622L에서 645L로 늘어나 유모차와 여행용 가방, 캠핑용품 등을 적재할 때 활용성이 좋아졌습니다. 차체가 커졌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크기를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느냐인데, 신형 투싼은 공간 활용성에 상당한 공을 들인 모습입니다. 실내에 들어서면 외관 못지않게 큰 변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17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구성된 플레오스 커넥트입니다. 스마트 기기와 비슷한 16:9 비율의 화면을 채택해 익숙한 느낌을 주며,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AAOS)를 기반으로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차량의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기능을 이용하는 방식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험에 한층 가까워진 셈입니다. 하지만 화면이 커졌다는 사실만으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운전 중 얼마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필요한 기능을 찾기 위해 화면을 여러 번 조작해야 하는지, 운전자의 시선을 도로에서 얼마나 덜 빼앗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신형 투싼에서 플레오스 커넥트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자연스러운 대화로 차량 기능을 제어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글레오 AI입니다. 실제로 차량을 이용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목적지를 검색하고, 음악을 고르고, 차량 기능을 조작하는 일은 운전할 때 반복적으로 발생합니다. 기존에는 화면에서 메뉴를 찾아 누르거나 음성 명령에 맞춰 정해진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글레오 AI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하기 좋은 장소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차량과 관련된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앞선 대화의 맥락을 이어 가면서 목적지를 선택하고 경로 안내로 연결하는 경험도 가능합니다. 차량 안에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넣는 데서 나아가, 운전자가 원하는 것을 대화로 파악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장거리 운전 중에는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기보다 음성으로 질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글레오 AI에서 눈여겨볼 만한 기능은 좌석별 음성 명령을 구분하는 능력입니다. 가족이 함께 차량에 탑승했을 때 운전자는 운전석의 통풍 시트를 켜고 싶고, 동승자는 자신의 좌석에 통풍 기능을 작동시키고 싶을 수 있습니다. 각자 원하는 기능을 말했을 때 발화자의 위치를 구분해 해당 좌석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은 패밀리 SUV에 잘 어울리는 기능입니다. 동승자가 창문을 조금 열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에도 해당 좌석의 창문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가 모든 기능을 직접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탑승자 각자가 필요한 기능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활용성은 음성 인식 환경과 요청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차량을 운전자의 일방적인 조작 대상이 아니라 탑승자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공간으로 만들려는 방향성이 읽힙니다. 그렇다고 모든 기능을 대화와 터치스크린으로 처리하도록 만든 것은 아닙니다. 공조와 미디어, 비상등처럼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이 부분은 실제 운전 환경을 고려한 구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익숙한 버튼을 통해 빠르게 조작하고 싶은 기능은 손으로 제어하고, 목적지 검색이나 정보 확인처럼 대화가 편리한 상황에서는 글레오 AI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큰 화면을 적용하면서도 운전 중 조작 편의성을 함께 고려했다는 점에서 플레오스 커넥트와 글레오 AI의 조합은 단순한 디지털 장비의 추가와는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차량의 기본적인 기능을 사용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으며, 신형 투싼은 이러한 변화를 일상적인 SUV에 적용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이번 시승 차량은 1.6 터보 가솔린 모델로 최고출력 193마력(PS)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됩니다. 기존 모델보다 출력이 13마력 높아졌습니다. 고속도로 진입 구간에서는 가속 페달에 대한 반응과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의 변속 감각을 살펴봤습니다. 고속도로에 합류할 때는 주변 차량의 속도에 맞춰 짧은 거리 안에 가속해야 하고, 정체가 풀리면 다시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최고출력이 얼마나 높은지가 아니라 운전자가 원하는 순간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가속할 수 있느냐입니다. 신형 투싼은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경쾌한 반응을 지향하며, 8단 자동변속기가 단수를 이어 가면서 주행 흐름을 뒷받침합니다. 차체가 커졌다고 해서 무조건 둔하고 무겁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가속 상황에서 운전자가 부담 없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주행 감각을 다듬은 것이 중요합니다. 고속도로에서는 가속 성능만큼이나 차체 안정감과 실내 정숙성도 중요합니다. 속도가 높아지면 바람 소리와 타이어를 통해 전달되는 노면 소음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형 투싼은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차음 글라스 적용 범위를 1열에서 2열 측면 유리까지 확대하고, 1열 측면 유리 두께도 기존 4mm에서 5mm로 늘렸습니다. 도어 글라스런을 일체형으로 설계해 밀폐력을 높였으며, 엔진룸과 실내 사이의 대시 아이소 패드 면적을 확대하고 바닥의 흡음 구조도 보강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소음을 완전히 없애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불필요한 소음을 줄여 탑승자가 더욱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정숙성이 좋아지면 음악을 듣거나 동승자와 대화할 때도 한결 편안해집니다. 글레오 AI와 대화하는 상황에서도 실내 소음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음성 인식 기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주행 소음이 크면 대화 경험이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숙성 개선은 단순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을 넘어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도 연결됩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도심과 국도 구간으로 들어서면 서스펜션의 특성을 확인하기 좋은 환경이 이어집니다. 일반도로에는 매끄러운 포장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노면이 거칠어지는 곳도 있고, 도로 이음매나 과속방지턱처럼 순간적으로 충격을 전달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이때 서스펜션이 충격을 얼마나 부드럽게 흡수하는지, 충격을 받은 뒤 차체가 얼마나 빠르게 안정되는지가 승차감을 결정합니다. 신형 투싼에는 새로운 MFS 2 쇽업소버가 적용됐습니다. 피스톤 로드와 밸브 구조를 다듬고 리바운드 구간의 튜닝 자유도를 넓혀 다양한 노면에서 차체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단순히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보다 노면의 작은 충격은 걸러내고, 차체가 크게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흔들림을 빠르게 정리하는 균형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 이동하는 SUV라면 운전석뿐 아니라 뒷좌석에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해야 합니다. 뒷좌석은 노면의 충격과 뒷바퀴 주변의 움직임이 전달될 수 있는 만큼, 장거리 이동에서의 피로도를 줄이려면 차체와 서스펜션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합니다. 차체 강성 개선도 주행 감각을 뒷받침하는 요소입니다. 신형 투싼은 초고장력강 적용을 확대하고 차체 구조를 강화해 평균 인장강도와 비틀림 강성, 굽힘 강성을 높였습니다. 차체가 충분히 견고해야 조향 장치와 서스펜션이 의도한 대로 작동할 수 있으며,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조작했을 때 차량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도록 돕습니다. 현대차는 전륜 차체와 서스펜션이 만나는 연결부의 강성을 높이고, 후륜 크로스멤버에 후방 스테이를 적용해 조향 응답성과 진동 억제 성능을 개선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직진 안정성이 중요하고, 국도에서는 곡선 구간에서의 차체 움직임과 방향 전환의 자연스러움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요소는 제원표만으로 체감하기 어렵지만, 실제 주행에서 차량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결정하는 기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신형 투싼의 중요한 선택지입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시스템 최고출력이 245마력으로 기존보다 10마력 높아졌으며, 17인치 휠과 2WD 기준 복합연비는 17.4km/L로 개선됐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도 8.5초로 단축됐습니다. 엔진 구동을 보조하는 P1 모터를 적용해 시스템 효율과 주행 성능을 함께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이번에 직접 시승한 차량은 1.6 터보 가솔린 모델이므로 하이브리드의 실제 연비나 주행 감각을 동일한 조건에서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도심 주행 비중과 연간 주행거리, 실제 시승에서 느끼는 가속 반응 등을 함께 비교해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주행을 마무리하며 돌아보니 이번 신형 투싼의 변화는 한두 가지 특징으로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차체를 키워 실내 공간을 넓혔고, 서스펜션과 차체 구조를 개선해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끌어올렸으며, 차음 구조를 보강해 정숙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여기에 플레오스 커넥트와 글레오 AI를 적용해 차량과 상호작용하는 방식까지 새롭게 제시했습니다. 특히 글레오 AI는 단순히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기능을 넘어 운전자가 자연스러운 대화로 정보를 얻고 차량 기능을 요청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플레오스 커넥트의 큰 화면과 물리 버튼의 조합 역시 디지털 편의성과 실제 운전 환경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구성입니다. 물론 약 84km의 시승만으로 장기간 운행했을 때의 내구성이나 모든 도로에서의 승차감, 실제 연비까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휠과 타이어 구성, 탑승 인원, 노면 상태에 따라서도 체감하는 주행 감각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속도로와 도심, 국도를 오가는 이번 시승은 신형 투싼이 추구하는 변화를 살펴보기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준중형 SUV를 선택할 때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과 승차감, 정숙성, 안전성, 디지털 편의성을 두루 개선하려는 방향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결국 신형 투싼의 핵심은 단순히 차체가 커지거나 디스플레이가 커졌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운전자는 보다 편안하게 이동하고, 동승자는 넉넉한 공간에서 쾌적함을 느끼며, 필요한 순간에는 차량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자동차의 기본기와 디지털 경험을 함께 발전시켰다는 점입니다. 1,100만 대 판매를 앞둔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가 5세대로 거듭나면서 내세운 경쟁력은 바로 이러한 종합적인 완성도에 있습니다. 신형 투싼을 구매 후보에 올려두셨다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직접 비교해 보시고, 승차감과 정숙성뿐 아니라 플레오스 커넥트와 글레오 AI가 실제 운전 환경에서 얼마나 편리한지도 경험해 보시길 권합니다.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