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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마력 전기 SUV의 진짜 맛” 폴스타3를 용인스피드웨이에 던져봤습니다

임재범 기자 발행일 2026-08-15 03:09:52
폴스타3 퍼포먼스 서킷 리얼경험기
680마력 폴스타3의 반전
같은 SPA2인데 EX90과 완전히 다르다! 폴스타3의 숨겨진 본색


지난 8월 10일 용인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폴스타 3 미디어 시승행사는 숫자로만 봐왔던 ‘680마력’이라는 숫자가 실제 도로와 트랙에서 어떤 감각으로 다가오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이날 시승은 성격이 확실하게 나뉘었습니다.

서킷에서는 최고출력 680마력, 최대토크 870Nm를 발휘하는 폴스타 3 퍼포먼스를, 일반도로에서는 544마력의 듀얼 모터 모델을 경험했습니다. 국내 판매되는 폴스타 3는 리어 모터, 듀얼 모터, 퍼포먼스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되며 가격은 각각 7,790만원, 8,590만원, 9,990만원입니다. 퍼포먼스 모델의 0→100km/h 가속은 3.9초, 최고속도는 230km/h에 달합니다.

▲ 680마력 폴스타 3를 용인스피드웨이에서 끝까지 밀어붙여봤습니다 #polestar3 #폴스타3 #폴스타3시승기


차에 올라타기 전만 해도 솔직히 의문이 있었습니다. 전장 4.9m, 공차중량 2.52t에 달하는 대형 SUV가 과연 용인스피드웨이에서 얼마나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코너를 지나면서 그 생각은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폴스타 3는 덩치가 큰 SUV라는 사실을 운전자에게 굳이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낮은 시트 포지션과 낮은 1,615mm의 전고, 49:51에 가까운 전후 무게 배분 덕분에 차체가 생각보다 훨씬 낮게 깔려 있다는 느낌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폴스타 3는 SPA2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후륜 중심으로 구동력을 배분하고 필요에 따라 전륜 모터를 분리하는 구조를 사용합니다.



680마력, 숫자보다 무서웠던 것은 ‘반응’이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폴스타 3 퍼포먼스의 성격이 확실하게 드러났습니다. 내연기관 고성능 SUV처럼 회전수가 올라가면서 힘이 차오르는 과정이 없습니다. 페달을 밟는 순간 바로 앞으로 튀어나갑니다. 870Nm라는 거대한 토크가 네 바퀴를 통해 노면에 전달되면서 몸이 시트에 밀착되고, 시야가 순식간에 앞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680마력이라는 숫자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2.5t에 가까운 SUV가 이 속도로 가속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공식 제원상 0→100km/h는 3.9초입니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가속 이후였습니다. 빠른 차는 많지만 빠른 속도를 코너 앞에서 얼마나 잘 정리하느냐가 진짜 성능을 결정합니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 속도를 줄이고 스티어링을 꺾자 차체가 한 번 크게 흔들렸다가 자세를 잡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움직임을 억제하면서 코너 안쪽으로 파고들었습니다. 네 바퀴의 접지력을 유지한 채 운전자가 원하는 라인을 따라가는 느낌이 상당히 분명했습니다.

특히 퍼포먼스 모델에는 22인치 Performance 휠과 전용 Pirelli P Zero 타이어가 적용되고, 4피스톤 Brembo 브레이크가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인지 직선에서 속도를 올리는 것보다 오히려 코너 진입 직전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차량의 안정감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차체가 앞으로 푹 숙여지는 느낌이 크지 않습니다. 제동력이 빠르게 올라오면서 차체가 단단하게 버티고, 다시 스티어링을 돌리는 순간 앞머리가 즉각적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SUV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짐카나에서 진짜 실력이 드러났다

이번 시승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짐카나였습니다.

서킷의 고속 코너에서는 안정성이 중요하지만 짐카나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짧은 거리에서 좌우로 빠르게 방향을 바꾸면서 차체의 무게 이동과 스티어링 반응, 구동력 제어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폴스타 3 퍼포먼스는 여기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스티어링을 좌우로 빠르게 돌리면 거대한 차체가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조작에 맞춰 빠르게 방향을 바꿉니다. 차체가 높고 무거운 SUV 특유의 ‘출렁임’이 상당히 억제돼 있습니다. 특히 연속으로 방향을 바꾸는 구간에서 서스펜션이 차체의 움직임을 빠르게 정리하면서 다음 조작을 받아줍니다.

폴스타가 과거 아틱 서클 트랙 테스트에서도 강조했던 후륜 중심의 토크 제어와 민첩한 핸들링 특성이 이런 환경에서 더욱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실제 해외 시연에서도 급격한 좌우 전환과 코너에서 폴스타 3의 토크 제어 및 조향 반응이 강점으로 평가됐습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코너 탈출입니다. 스티어링을 풀면서 가속 페달을 다시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차체를 코너 바깥으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네 바퀴의 접지력을 활용해 다음 직선으로 강하게 밀어냅니다. 빠른데 불안하지 않고, 무거운데 둔하지 않습니다. 이게 폴스타 3 퍼포먼스의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 “500회 반응”을 몸으로 느껴보니

이번 시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듀얼 챔버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입니다. 듀얼 모터와 퍼포먼스 모델에 기본 적용되는 이 시스템은 노면 상황을 초당 500회 분석하며 차체 움직임을 제어하고, Standard·Agile·Firm 세 가지 설정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서스펜션이 부드럽다’거나 ‘단단하다’라는 단순한 표현보다 차체가 흔들리는 시간을 줄여준다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일반도로에서는 작은 요철을 지나갈 때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냅니다. 그러면서도 차체가 위아래로 한 번 크게 움직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자세를 정리합니다. 반대로 서킷에서는 Firm이나 Agile 성향으로 설정하면 차체가 노면에 더 밀착된 느낌이 강해집니다. 코너에서 바깥쪽으로 차체가 쏠리는 움직임을 억제하고, 연속 코너에서 다음 방향 전환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높여줍니다.

듀얼 챔버 방식은 두 개의 공기 챔버를 밸브로 제어해 상황에 따라 스프링 특성을 바꾸는 구조입니다. 부드러운 승차감이 필요할 때와 단단한 지지가 필요할 때의 성격을 한 시스템 안에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쉽게 말하면 평소에는 고급 SUV, 마음먹고 달리면 스포츠 SUV가 되는 셈입니다.



공도에서는 544마력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었다

서킷에서 680마력을 경험한 뒤 일반도로에서 듀얼 모터 544마력 모델에 올라타니 처음에는 성능 차이가 크게 느껴질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로에 나가보니 듀얼 모터도 충분히 과격했습니다.

544마력과 740Nm, 0→100km/h 4.7초. 숫자만 보면 퍼포먼스 모델보다 한 단계 아래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이미 충분히 빠릅니다.



신호가 바뀌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순간적으로 차체가 앞으로 튀어나갑니다. 특히 중저속에서 앞차와의 간격이 생겼을 때 가속 페달을 조금만 더 밟아도 속도가 빠르게 올라갑니다. 그렇다고 퍼포먼스 모델처럼 운전자를 계속 자극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듀얼 모터는 오히려 일상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GT에 가까웠습니다.

코너에서도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스티어링을 돌리는 순간 앞머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하고, 차체가 코너 바깥으로 밀려나려는 움직임을 서스펜션과 타이어가 잘 받아냅니다. 후륜 중심의 구동 특성 덕분에 단순히 ‘앞에서 끌고 가는 대형 AWD SUV’라는 느낌도 적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체가 낮게 깔리고 속도가 올라갈수록 안정감이 더해집니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프론트 윙과 리어 에어로 윙, 에어로 블레이드 역시 고속 안정성과 효율을 고려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강점, B&W 오디오

폴스타 3에서 의외로 오래 머물렀던 부분은 오디오였습니다.

Bowers & Wilkins 시스템은 1,610W 앰프와 25개 스피커, Dolby Atmos를 지원하며 앞좌석 헤드레스트에도 스피커가 들어갑니다. 여기에 액티브 로드 노이즈 캔슬링까지 더해져 주행 중 발생하는 풍절음과 타이어·노면 소음을 줄이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음악을 틀었을 때 첫 느낌은 ‘소리가 크다’가 아니라 소리가 넓다였습니다. 보컬은 대시보드 앞쪽에서 또렷하게 떠 있고, 저음은 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듯한 느낌보다는 차 안 전체를 채웁니다. 특히 Dolby Atmos 음원에서는 악기들이 단순히 좌우 스피커에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위아래 공간까지 활용하는 듯한 입체감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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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재미있는 것은 Abbey Road Studios Mode입니다. B&W와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협업을 통해 녹음·믹싱·마스터링 환경의 감성을 차량 안에 구현한 모드로, 여러 프리셋과 프로듀서 모드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은 폴스타 3만의 독특한 장점이라기보다 EX90과 공유하는 또 하나의 공통분모입니다.



같은 SPA2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폴스타 3 vs 볼보 EX90

폴스타 3와 볼보 EX90을 함께 경험해보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두 차량은 같은 SPA2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브랜드가 차에 부여한 성격은 확실히 다릅니다.

볼보 EX90이 ‘조용하고 편안한 스웨디시 라운지’라면 폴스타 3는 ‘운전자를 위한 스웨디시 스포츠 라운지’에 가깝습니다.

EX90은 국내에서 6~7인승 구성으로 판매되고, 트윈 모터 퍼포먼스가 680마력을 내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패밀리 플래그십 SUV입니다. 국내 트윈 모터는 456마력, 0→100km/h 5.5초이며, 퍼포먼스는 680마력에 4.2초입니다.

반면 폴스타 3는 5인승에 집중하면서 루프를 낮추고 시트 포지션을 낮췄습니다. 그래서 운전석에 앉으면 EX90보다 시야가 낮고 차체가 운전자에게 가까이 붙어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EX90의 승차감이 ‘차가 나를 편안하게 이동시킨다’는 느낌이라면 폴스타 3는 ‘내가 차를 움직이고 있다’는 감각이 더 강합니다.

특히 같은 680마력이라도 캐릭터가 다릅니다. EX90 퍼포먼스가 거대한 차체를 조용하고 빠르게 이동시키는 플래그십이라면, 폴스타 3 퍼포먼스는 같은 숫자를 가지고 코너를 즐기도록 만들어진 SUV라는 느낌입니다.

오디오 역시 흥미롭습니다. 두 차량 모두 Bowers & Wilkins 1,610W급 시스템과 25개 스피커, Dolby Atmos 계열의 몰입형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고, 폴스타 3 자료에서도 EX90과 함께 Abbey Road Studios Mode를 적용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결국 두 차의 차이는 단순히 플랫폼이나 출력의 차이가 아닙니다. 같은 뼈대를 가지고 어떤 감성을 입혔느냐의 차이입니다.

EX90이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장거리를 이동하기 위한 플래그십이라면 폴스타 3는 혼자 운전대를 잡았을 때 더 재미있는 플래그십입니다.

그리고 이번 용인스피드웨이 시승에서 그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처음에는 ‘680마력짜리 대형 전기 SUV를 왜 굳이 서킷에서 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몇 바퀴를 돌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폴스타 3는 680마력을 자랑하기 위해 만들어진 SUV가 아니라, 그 680마력을 운전자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섀시와 구동계, 서스펜션을 함께 다듬은 SUV였습니다.

용인스피드웨이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의 강력한 발진, 코너 앞에서 Brembo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고 스티어링을 꺾었을 때의 즉각적인 반응, 짐카나에서 좌우로 차체를 흔들어도 흐트러지지 않았던 안정감, 그리고 다시 공도로 나왔을 때 보여준 놀라울 정도로 편안한 승차감까지.

폴스타 3의 진짜 매력은 680마력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2.5t짜리 SUV가 이 숫자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다루느냐에 있었습니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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