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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 100% 품다. '피지컬 AI' 시대 본격 개막

임재범 기자 발행일 2026-07-16 16:59:33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잔여 지분 인수를 추진하며 미래 로보틱스 사업에 한층 속도를 낸다. 이번 지분 인수는 단순한 투자 확대를 넘어 현대차그룹이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피지컬 AI(Physical AI)'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일본 소프트뱅크가 2020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에 대한 풋옵션(보통주 매도청구권)을 최근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내 각 주주사는 계약상 발생한 인수 의무에 따라 내부 절차를 거쳐 지분 인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절차가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약 1조 원을 투자해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경영권을 포함한 80% 지분을 인수했으며, 당시 소프트뱅크는 나머지 20% 가운데 9.65%를 보유하면서 일정 기간 이후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풋옵션 행사로 그 계약이 현실화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분 인수가 향후 경영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 속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은 장기 로보틱스 전략의 일환으로 보스턴다이나믹스와의 투자 및 협력 확대를 지속 검토해 왔으며, 앞으로 로보틱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그리고 있는 미래는 단순히 로봇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다. 그룹은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Partnering Human Progress)'라는 비전 아래 인간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핵심은 안전성과 품질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기술이다. 이는 생성형 AI가 언어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공간에서 물체를 인식하고 움직이며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로봇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사업의 3대 목표로 ▲제조혁신 실현 ▲글로벌 로봇 생태계 구축 ▲로보틱스와 AI, 에너지 기술이 융합된 미래 산업 생태계 확장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의 중심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있다.

1992년 미국 MIT에서 출발한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성과 균형 제어 기술을 보유한 로봇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네 발 로봇 '스팟(Spot)', 물류 자동화 로봇 '스트레치(Stretch)',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는 전 세계 로보틱스 산업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플랫폼이다.

특히 차세대 전기식(Electric) 아틀라스는 최근 눈에 띄는 기술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공개된 영상에서는 약 23kg 무게의 소형 냉장고를 안정적으로 들어 올려 지정된 위치로 옮기는 모습을 선보였다. 단순한 운반이 아니라 물체의 무게 중심을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양팔과 허리, 다리 전체를 동시에 제어하는 전신 협응(Whole-body Control) 기술을 구현하면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작업 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이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월드컵 2026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16강전 하프타임에서는 아틀라스가 심판에게 공식 경기구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앞서 현대차와 함께 진행한 '스쿨 오브 풋볼(School of Football)' 캠페인에서는 패스와 드리블, 균형 유지 등 축구 동작을 반복 학습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AI 기반 모션러닝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기술을 실제 생산현장에 적용하는 단계로 진입한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공정별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공장 내 물류와 부품 이동, 작업 지원 등을 중심으로 현장 검증을 실시하고, 2028년부터는 부품을 생산 순서대로 분류하는 서열 작업(Sequencing)에 투입한다. 이후 충분한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면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공정까지 작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산업용 로봇이 반복적인 단일 작업만 수행했던 것과 달리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과 같은 작업 공간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자동차 제조기업을 넘어 AI와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자율주행(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동화, 수소에너지, 스마트팩토리와 로보틱스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100% 확보는 이러한 미래 전략의 핵심 퍼즐을 완성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이 아닌,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 현대차그룹이 제시하는 'Partnering Human Progress' 비전이 이제 연구실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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