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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토요타의 인연은... '2025 대한민국 올해의 차' 시상식

임재범 기자 발행일 2025-02-21 03:05:06
토요타 회장이 일본 신문에 한글로 현대차 응원
아키오회장, 현대차에 "라이벌로서 올해도 좋은 승부하자"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 화려한 특설무대가 설치됐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가 주최한 '2025 대한민국 올해의차' 시상식 연단에 일본 토요타자동차 고위 임원이 올랐다. 야마모토 마사히로(Masahiro Yamamoto) 경리본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토요타 그룹 글로벌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인물이다. 도요다 아키오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그가 한국에 직접 방문한 이유는 이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아키오 회장을 대신하기 위해서다.

 

그는 연단 위에 아키오 회장의 인형을 올려놓으며 "회장께서 오신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는 "아키오 회장은 한국 자동차 기자 여러분들께서 국적을 초월해 본인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는 한국에서 자동차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소중한 교류를 통해 더욱 인연이 깊어진 한 해였으며, 앞으로도 한국에서 더욱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아시아에서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말씀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야마모토 본부장은 지난해 토요타와 현대차의 교류에 대해 설명하면서, 일본 종합 일간지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월드레이싱자동차 경주대회(WRC)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키오 회장 등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담긴 전면 광고였다. 해당 지면에는 한글로 '정의선 회장과 현대자동차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당시 진행된 경주대회에서 현대차는 토요타와 치열한 1, 2위 경쟁을 벌였고 최종 라운드에서 안타깝게 종합 2위를 차지했었다.

‘정의선 회장과 현대자동차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한글이 실린 일본 신문 지면 광고
 

아키오 회장의 대리 수상 소감 "현대자동차 여러분 올해도 좋은 승부를 합시다, 사랑해요" 

 야마모토 본부장은 지난 '2024 WRC 랠리 재팬' 경기가 끝난 이후 토요타가 현대차의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 획득을 축하하는 광고를 발행한 점도 복기했다. 당시 일본 주요 일간지에 토요타가 발행한 신문 광고를 꺼내들며 "제가 아는 한 일본 주요 신문에 (토요타가) 이렇게 한국어로 광고를 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병진 토요타코리아 부사장은 "일본 기업이 일본 주요 모든 일간지에 한국어로 한국 기업을 응원하는 광고를 낸 것은 처음"이라며 "토요타 그룹이 현대차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아키오 회장은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현대차 모터페스티벌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당시에도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 회장 등과 만나 한일 양국 기업간의 교류와 협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현대차와는 전기차를 비롯해 미래 자율주행 개발 등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야먀모토 본부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작년 현대차 정 회장과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서로 더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이슈였던 일본 혼다와 닛산의 합병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혹시 두 회사 합병 결렬을 예상했나'라고 묻자, 야마모토 본부장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는 "두 회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라며 "(이번 합병은) 재정적인 통합을 통한 효율성이 강조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정원정 기아 부사장 "전기차 라인업 대폭 강화, 대중화에 더 힘쓸 것"

기아 정원정 국내사업본부장이 18일 2025 대한민국 올해의차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국내외 자동차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상임부회장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그룹의 정원정 본부장, 허정환 부사장과 일본 토요타, 영국 로터스, 프랑스 르노 등 본사에서 고위 임원들이 함께했다.

올해의 차 대상을 차지한 기아 EV3 수상자로 나선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은 "EV3는 개발 초기부터 '가장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전기차'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된 차"라며 "이번 수상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를 향한 기아의 진정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시기에 있다고 하지만 소형차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면서 "EV3를 비롯해 앞으로 나올 EV4, EV5 등 후속모델을 통해 기아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 EV3는 기자단 올해의차 평가에서 총점 735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을 차지했다. 또 부문별 평가에서도 '올해의 전기 SUV'로 이름을 올리는 등 올해의차 2관왕을 차지했다.

 

이밖에 이날 시상식에서는 각 부문별로 △올해의 내연기관 세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올해의 내연기관 SUV 르노 '그랑 콜레오스' △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 토요타 '캠리' △올해의 하이브리드 SUV 르노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 △올해의 전기 세단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올해의 전기 SUV 기아 'EV3' △올해의 전기 크로스오버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올해의 유틸리티 현대차 'ST1' △올해의 MPV 렉서스 'LM' △올해의 럭셔리카 렉서스 'LM' △올해의 퍼포먼스 로터스 '엘레트라' △올해의 디자인 폴스타 '폴스타 4' 등의 차량들이 선정됐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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