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인천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를 촉발점으로 한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났다.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가 EQE 및 EQS 일부 모델에 장착된 중국 배터리 제조사 파라시스(Farasis)의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은폐하며, 소비자를 기만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핵심 부품의 제조사 정보를 숨긴 채 소비자들에게 세계 1위 배터리 셀 제조사인 CATL의 제품이 전 차량에 탑재된 것처럼 허위 안내한 ‘차량 판매지침(EQ Sales Playbook)’을 딜러들에게 배포해 조직적으로 사실을 왜곡했다.
벤츠가 배포한 판매지침에는 파라시스 배터리에 대한 단 한 줄의 언급도 없었으며, 오직 CATL 배터리 셀의 우수성만을 부각시키도록 지시했다. 소비자가 직접 문의해도 CATL의 기술력과 시장점유율만을 강조하도록 하여, 실제로는 EQE 6개 모델 중 4개, EQS 7개 모델 중 1개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된 사실을 은폐했다.
더 심각한 점은 이 같은 은폐 정황을 벤츠코리아가 2021년 5월 독일 본사 교육 자료를 통해 미리 인지했음에도 고의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사실이다.
소비자에게 가장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숨긴 것은 판매 과정의 심각한 정보 비대칭과 불공정 거래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약 3천 대, 2,810억 원 상당의 차량이 CATL 배터리를 탑재한 것처럼 오인되어 팔린 셈이다.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는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로부터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로 규정돼 112억 3천 9백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고, 시정명령과 공표명령, 그리고 검찰 고발 조치를 당했다. 특히 국민 안전과 직결된 핵심 부품 정보를 은폐한 중대성으로 인해 과징금 부과 한도인 매출액 4%를 최대한 적용받았다.
벤츠코리아는 조사 발표 직후 “위원회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지만, 이번 사건은 제조사가 딜러를 이용해 체계적으로 소비자를 속이고 정보를 은폐한 철저한 조직적 기만 행위로서 공정거래질서의 근본을 훼손한 중대한 범죄라 할 수 있다. 공정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법령 강화와 엄정 제재를 약속하며 소비자 보호에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파라시스 배터리는 2021년 중국 내 대규모 배터리 화재로 리콜 전력이 있어 국내에서도 안전성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반면 CATL은 글로벌 최고점유율과 기술력을 갖춘 신뢰도 높은 브랜드로 평가된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50.6%와 20.1% 점유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CATL은 3.97%, 파라시스는 벤츠에만 독점 공급돼 0.7% 점유율에 불과한 특수한 구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벤츠가 소비자에게 핵심 정보를 숨기고 판매한 것은 소비자 안전과 시장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공정위에 접수된 관련 소비자 민원은 90건 이상이며, 소비자들은 자신이 CATL 배터리 탑재 차량을 구매했다고 안내받고도 실제로는 화재 위험 이력이 있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된 사실을 뒤늦게 알아 막대한 실망과 불안, 신뢰 붕괴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명확한 정보 공개, 신속한 리콜 및 안전성 검증, 정당한 보상과 기업의 윤리적 경영을 강력하게 요구 중이다. 특히 왜곡된 딜러 교육 지침으로 인한 상담 부족과 오인 구매 문제 해결을 위한 딜러교육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하며, 공정위의 이번 조치가 소비자 권익 보호의 실질적 전환점이 되길 바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셀에 대한 제조사 은폐 행위가 얼마나 위험하고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소비자 안전과 신뢰를 근본부터 흔든 이번 사태는 자동차 업계의 투명성과 윤리경영 강화가 절실함을 경종으로 울렸다.
제조사와 판매사가 책임 있는 자세로 즉각적인 보상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결코 자동차 구매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에 대한 이번 강력한 공정위 제재와 검찰 고발은 소비자 보호와 공정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중대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모든 소비자와 시장 참여자가 이번 사건을 주목하며,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친 높은 수준의 윤리적 경영과 투명성을 강력히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국민 안전과 신뢰를 심각하게 위협한 ‘기만 범죄’라는 점에 있음을 많은 소비자와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 제조사는 지금이라도 국민과 시장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안전 우선을 선언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핵심 정보를 은폐해 부당 이득을 취한 자동차 제조사의 책임을 명확히 한 첫 사례로서, 차후 피해자들의 민사 손해배상 청구 등 소비자 권익 보호에도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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