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H, ‘극한의 환경에서도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 나아가는 것’
[TV리포트(카리포트)=임재범 기자] WRC(World Rally Championship)에 참가하고 있는 현대모터스포츠팀이 전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소형 해치백 i20 모델로 월드랠리챔피언십(이하 WRC)에 2014년부터 출전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불가능에 많은 비중을 두었었다. WRC참가 발표 후 1년 만에 출전한다는 것은 모터스포츠 기술력과 인프라의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추측이 가장 컸었다. 하지만 현대모터스포츠팀이 출범한 그 해에 우승을 차지하는 등 현재까지 2회의 우승으로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급 물살을 타고 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것이다.
WRC에서 우승한 소형 해치백 i20 랠리카의 전초기지, 현대모터스포츠팀의 심장.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구석구석 둘러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Hyundai Motorsport GmbH)의 중심은 차분한 겉모습과는 달리 안으로 들어서면 WRC 경주용 차량 개발에 분주하다. 특히, 지난 WRC 5라운드에서 전소된 랠리카를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미케닉들의 움직임은 기계가 움직이듯 차량의 모든 부품을 체계적으로 세팅하며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경기차를 점검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차량을 들어올리는 리프트는 당연히 갖춰야 될 품목이다. 하지만, 이 곳은 리프트가 전혀 없다. 실제 랠리 중에 발생하는 경기차 점검과 동일한 상황으로 미케닉들의 긴장감과 빠른 효율성, 기술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현대모터스포츠 독일 법인은 유럽법인과 유럽기술연구소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이 가능하고 WRC가 개최되는 13개국과 직항 연결할 수 있는 프랑크프루트 공항과 가까운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2012년 12월에 설립된 후 2013년 3월에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랠리카를 공개하는 한 현대모터스포츠팀은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28개국 인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현대 남양연구소와 연계를 통해 경주용 차량 및 엔진 설계·제작·시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참여하고 있는 WRC는 연간 380만 명의 관람객은 물론 7억6,000만 명 이상이 TV로 시청하고 있는 F1에 버금가는 모터스포츠다. 이 대회에 현대차를 비롯해 폭스바겐, 토요타, 시트로엥 등의 메이커들이 참여해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을 돌며 개최된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헤이든 패든, 다니 소르도, 티에리 누빌 등의 드라이버와 함께 총 3대의 i20 WRC카로 출전하고 있다.
WRC에 참가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WRC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는 차량들은 대형 트레일러 14대와 65명의 팀원이 동원된다. 또, 별도의 12대 지원차량과 코스답사 4대, 급식차량 2대, 발전차량 1대, 위생차량 1대 등이 현장에 투입된다. 이밖에 기상관측 6명, 위성 네트워크 시스템이 동원된다. 경기 현장에 건물을 만들고 차량 점검을 위한 공간 등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 모든 것들이 i20 WRC 차량 3대만을 위한 대규모 움직임이다.
현대모터스포츠 스테판 헨리히(Stefan Henrich) 마케팅 매니저는 “현대 팀 유닛 건물은 빅뱅과도 같았다. 팬들은 직접 현장에 참여해 레이싱 스타들, 경기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데 이어 “현대모터스포츠팀의 원동력은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움직임 속에 WRC는 긴장과 긴박함으로 철두철미하게 진행된다. 누구보다도 빠른 점검과 신속한 정리가 요구되는 랠리의 특성상 경기차 점검은 일상이다. 타이어 교환과 차량점검은 15분씩 미리 점검을 하고 스트럿, 디스크, 차륜정열, 차량수리점검은 30분, 엔진 내시경을 포함하면 45분이면 현장에서 모두 가능하다. 이런 일들은 단 8명의 미케닉이 진행을 해야 하고 차량을 점검하고 정비할 수 있다.
물론, 점검이나 정비가 1분이 지연되면 10초의 패널티를 받게 되지만 24시간이면 모든 장비를 새로운 차량에 옮겨서 장착할 수 있다. 지난 WRC 5라운드 아르헨티나 랠리서 헤이든 패든(Hayden Paddon)의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하지만, 새롭게 경기차 한대를 만드는데 8일 정도면 완성된다. 그만큼 무엇보다도 빠른 움직임이 중요하게 요구된다.
올 시즌부터 2016년형 i20 WRC카는 부품의 공급이 무제한이 아니다. 1.6터보 GDi 엔진을 심장으로 채택해 최고출력 300마력 이상, 부스트압은 2.5바에 0-100㎞/h 가속성능은 4.1초며, 차량 무게는 1,230㎏ 이상을 넘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다. 현대 모터스포츠팀 김의석 책임연구원은 “이렇게 조율된 좋은 엔진과 차체도 한 시즌 동안 각각 7개와 6개밖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 운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의석 책임연구원은 “현대 모터스포츠팀은 현대차를 이용해 경기를 뛰고 싶어하는 유저들을 위해 i20 R5 랠리카를 판매할 예정에 있다”며, “부스트압 2.5에 1.6터보 GDi 개조 엔진을 기본으로 한 FIA 규정 모델로 개발되고 있고, WRC는 물론 유럽랠리선수권과 국가별랠리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경기차량이다”라고 말했다. PSA, M-Sport(Ford), Skoda 등이 개발해 시판하고 있는 랠리카의 경우 약 18만 유로(FIA규정, 한화로 2억3천만원) 상당으로 판매되지만 인기가 아주 높다.
현대모터스포츠 법인 최규헌 법인장은 “이번 현대 N브랜드가 참여한 뉘르브르크링 24시간 내구레이스도 WRC에서 만들어진 기반기술은 공유진행하고 있지만 직접 개입은 하지 않는다”며, “현재 WRC 우승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우승이 필요하다. 다음 시즌에는 폭스바겐팀을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하고, “앞으로는 독립법인, 독립브랜드 사업추진도 진행할 것이고 우승을 늘리기 위해 드라이버 영입도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임재범 기자 happyyjb@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