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카리포트)=임재범 기자]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짜릿한 드라이빙의 여운을 잊을 수 없다.
시승영상 - http://youtu.be/Y981aQPg_GU
F1을 주름 잡으며 이탈리아의 뜨거운 붉은 심장으로 빛을 발하는 수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내놓은 역대 대작. 458 이탈리아에 이은 458 스파이더.


페라리는 자동차 엔지니어이자 레이서, 경주팀 감독으로 유명한 엔초 페라리가 1947년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탄생시킨 수퍼카 브랜드다. 458 이탈리아는 전세계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자리잡을 만큼 페라리를 알린 모델. 이번 시승의 주인공은 섹시한 토플리스 차림의 458 스파이더다.


‘달리는 즐거움뿐 아니라 소유의 즐거움을 주는 차’
혹자는 페라리를 이렇게 표현한다. 한 달에 한 두 번 타더라도, 키를 만지작거리고 차를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자긍심을 안겨주는 까닭이다.
이 차의 심장은 4.5리터 직접분사 방식 V형 8기통이다. 좌석과 뒷바퀴 사이에 자리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차의 엔진이 달린 앞 바퀴 사이를 트렁크로 쓴다.


키를 비틀어 전원을 켜고 스티어링 휠에 달린 시동버튼을 누르면 458 스파이더는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숨통을 튼다.
이 차의 엔진회전수는 9천rpm까지 올라간다. 피스톤이 모터사이클과 맞먹는 속도로 펌프질한다. 458 스파이더의 최고출력은 570마력. 과급기(터보차저) 없는 자연흡기 엔진인데도 1리터 당 출력이 127마력이나 된다.
458 스파이더는 3,250rpm에서 최대토크의 80% 이상을 뿜는다. 그만큼 가속이 시작부터 압도적이다.



차체는 어느 별 나라에서 뚝 떨어진 UFO를 연상시킬 만큼 미끈하다. 게다가 납작하다. 때문에 어느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도 변함없이 ‘얼짱’ ‘몸짱’이다.
인테리어는 간결하고 깔끔하다. 기능을 우선시하되 페라리의 전통을 살렸다.
스티어링 휠엔 다양한 기능을 다룰 수 있는 버튼을 모았다. 그래서 운전대를 조작하면서 여러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F1 경주차의 스티어링 휠에서 영감을 얻은 개념이다. 그 밖의 조작 버튼도 계기판을 중심으로 배열해 시선과 집중력을 흩뜨리지 않는다.
458의 스티어링 휠엔 유독 눈길 끄는 스위치가 있다. 레이싱 마네티노 스위치다. 역시 F1 머신에서 착안해 개발했다. 5가지 다른 주행모드를 고를 수 있는 스위치다. 458의 경우 자세제어 시스템은 작동시키되 트랙션 컨트롤만 끄는 ‘CT OFF’ 모드가 추가됐다.


458 스파이더와 함께 하는 동안 풍경은 ‘빨리 감기’로 보는 것처럼 뭉그러지면서 휙휙 지나갔다. 나와 차 사이의 의사소통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진행됐다. 7단 듀얼 클러치 F1 변속기가 대표적이다.

458 이탈리아 전자 제어시스템의 특징이라면 E-디퍼렌셜과 F1-트랙이 하나의ECU(Electronic Control Unit, 엔진, 자동변속기, ABS 등의 상태를 컴퓨터로 제어하는 전자제어 장치)로 통합 제어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최적화된 토크를 지속적으로 배분하게 되고 동시에 모든 주행상황과 도로여건을 판단해 승차감, 안전성, 제어능력을 갖게 된다.
날카로운 코너링과 주행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시내 주행에선 GT스포츠카를 탄 것처럼 편안한 승차감이다.
핸들링은 가벼우면서도 자로 잰 듯 날카롭다. 승차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승 전까지만 해도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앞섰지만 막상 달려보면 ‘말 잘 듣는~ 잘 길들여진 애마’와도 같았다.
458 스파이더의 진가는 고속주행과 와인딩 구간에서 발휘됐다. 도로와 하나가 된듯했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껌처럼 밀착된 느낌이다.
이 차를 몰고 터널을 통과할 땐 자연스럽게 창문을 열게 된다. 터널을 쩌렁쩌렁 울리는 사운드를한층 생생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름이 바짝 돋고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짜릿하고 뭉클하다.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이 스스로 변속기를 쉬프트 다운이 되며 속도를 줄인다. 이때 소리가 또 압권이다.


이 차의 골격은 주조, 압출, 패널 방식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이다. 항공우주산업에서 파생된 소재와 기술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무게는 줄고 성능은 높아졌다. 이전 세대인 F430보다 비틀림 강성은 15%, 신축 강성은 5% 향상됐다고 한다.



458 스파이더로 엔진회전수 한껏 높여 달릴 때처럼 경이로운 순간도 없다. 도심이 거대한 서킷으 로, 배기음이 웅장한 교향곡으로 바뀌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슈퍼카를 몰아보기 전엔 결코 맛볼 수 없는 짜릿함이다.
임재범 기자 happyyjb@tvreport.co.kr

이번 시승은 tbs 교통방송 '이브닝와이드' MC 이지현 아나운서와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