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승기] 곱게 차려 입은 야수, 재규어 F-페이스

기자 발행일 2016-08-08 08:30:36



[TV리포트(카리포트)=임재범 기자] 덩치 크고 무거운 SUV가 스포츠카만큼의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할까?

지난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 첫 공개한 재규어브랜드 최초의 SUV인 F-PACE(이하 F-페이스)로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질주했다.

F-페이스는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 실용성을 겸비한 SUV다. 스포츠성을 품은 SUV 차량이긴 하지만 서킷주행을 비롯해 오프로드까지 경험하게된 이날 미디어프로그램에서 재규어코리아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세단과 스포츠카만 생산해온 재규어가 스포츠카(모터스포츠)의 노하우와 랜드로버의 정통 SUV 기술력을 접목시킨 스포츠카를 지향한 SUV ‘F-페이스’다. 스포츠카 DNA의 고집은 여전했다. 또, 오프로드에서는 랜드로버의 오프로더 기술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안 칼럼의 디자인 철학은 ‘F-페이스’에도 표현됐다. 스포츠카 F-타입을 시작으로 스포츠세단 XE와 XF의 우아한 재규어의 디자인언어를 고스란히 품었다. 어느 누가 봐도 재규어 임을 알아볼 얼굴이다.

실내는 고급스러운 요트다. XF의 실내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어라운드 인테리어다.









가상계기판 12.3인치 화면과 상단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한눈에 들어온다. 계기판은 주행모드에 따라 그래픽 색상이 달라지고, 지도를 계기판에 풀 스크린으로 띄울 수 있다. 비슷한 크기의 스크린이 센터페시아 상단에도 자리하고 있다. 12.2인치 터치스크린이다. 또렷해진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공조, 차량모니터링 등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터치로 조정할 수 있다. XF의 것과 같다.

내비게이션은 60GB SSD 내장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온-보드 맵 데이터를 바탕으로 속도가 빨랐다.





F-페이스는 SUV의 실용성을 더해 재규어 본연의 달리기 성능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F-페이스’ 시승은 국내판매 되는 6개라인업 가운데 20d R-스포츠와 30d S 두가지 모델로 경험했다. 터보차저를 품은 심장에 2.0리터와 3.0리터 배기량 별 엔진의 힘과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F-페이스는 달리기 성능뿐만 아니라 시야 높은 스포츠카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 듯한 직관적인 핸들링이다. 하체는 동급 경쟁 SUV와 비교를 불가할 정도로 단단했다.

고저차가 심하기로 유명한 인제서킷을 F-페이스 20d와 30d 모델로 나눠서 질주했다.

먼저 가죽으로 깔끔하게 마감된 30d S의 핸들을 잡았다. 마치 두툼한 피부를 감싸고 있는 듯한 촉감이다. 2톤(2,070㎏)이 넘는 몸무게에 300마력의 힘은 부족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20d는 180마력으로 2톤(1,920㎏)에 가까운 공차중량이 직선구간에서는 약간 버거운 듯 했지만 30d보다 150㎏이 가벼운 탓에 코너에서 몸 놀림이 가벼웠다.

두 모델 모두 하체는 단단했다. 전륜 더블위시본과 후륜 인테그럴링크 서스펜션의 조합에서 부족함이 없는 승차감을 만들어냈다.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동급 수입SUV의 말랑말랑한 승차감보다 월등히 쫀득하고 단단함으로 다져졌다.







20d의 심장은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된 2.0리터 i4 터보 인제니움 디젤엔진이다. XE를 통해 성능을 입증한 엔진으로 재규어 랜드로버가 개발한 고성능, 고효율 심장이다.

직선구간에 접어들면서 풀가속했다. 1,750rpm부터 43.9㎏m의 묵직한 토크를 2,500rpm까지 뿜어낸다. 최대토크 영역이 아주 넓지는 않지만 4,000rpm에 올라서면서 18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부드럽게 밀어붙이는 8단 자동변속기와의 안정된 가속감이다.





‘30d S’ 모델에는 트윈 터보차저가 장착된 3.0 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을 품었다. 터보차저 컴프레셔, 터빈, 가변 노즐 디자인이 적용됨으로써 4,000rpm에서 30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토크는 수퍼카 수준이다. 71.4㎏m의 엄청난 토크를 실용구간인 2,000rpm에서 뿜어낸다. 서킷에서도 부족함 없는 가속감을 보여줬다.

5미터(전장 4,730㎜)에 못 미치는 덩치 큰 표범이다. 너비는 2미터(1,936㎜)에 육박하고 키는 1.6미터(1,652㎜)를 살짝 넘어선 수준이다. 길고 넓고 낮은 탓에 자세는 일품이다.





누가 봐도 온로드에 최적화된 녀석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서킷 주행에 이어 실제 도로주행에 나섰다. 한계령을 왕복하고 12㎞거리의 오프로드를 돌파하며 해발 1,117m 한석산 정상을 무리없이 정복했다.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예상 밖의 성능으로 정상을 향해 돌파하는 실력을 보여줬다. ‘재규어가 이번에는 제대로 만들었구나’ 싶다.







저속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추가된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을 활성화 시키고 핸들 조작만으로 등판을 시작했다. F-페이스에 최초 적용된 오프로드 주행장치다. 시속 3.6~30㎞ 사이에서 속도를 설정하면 가속 페달 밟지 않아도 꾸준히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한쪽 바퀴가 움푹 파인 홈에 빠졌지만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네바퀴에 구동력을 달리하며 쉽게 탈출했다. 모든 오프로드를 스캔하며 돌파하는 기특한 녀석이다.







F-페이스는 다혈질의 퍼포먼스로 재규어만의 질주본능을 자극도 하지만, 때로는 포근함과 넉넉함으로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 탈바꿈한다.

508리터의 넉넉한 트렁크공간이 부족하다면 2열시트 폴딩으로 최대 1,598리터까지 적재공간을 늘릴 수도 있다. 국내 판매가격은 7,260만원부터 1억 640만원(VAT포함)이다.

인제(강원)=임재범 기자 happyyjb@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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