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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츠·BMW 대신 왜 볼보를 살까?" 직접 타보니 알겠더라…XC90 B6 리얼 시승기

    "벤츠·BMW 대신 왜 볼보를 살까?" 직접 타보니 알겠더라…XC90 B6 리얼 시승기

    데일리 뉴스
    임재범 2026-06-24 10:22:53
    수입 프리미엄 SUV를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벤츠 GLE, BMW X5, 그리고 볼보 XC90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저 역시 시승 전에는 솔직히 XC90이 가장 화려하거나 가장 강력한 차량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동안 직접 몰아보고 나니 "왜 XC90 오너들은 다음 차도 볼보를 선택하는가"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XC90 B6를 마주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과시하지 않는 존재감이었습니다. 요즘 프리미엄 SUV들이 크고 화려한 그릴과 공격적인 디자인으로 시선을 끄는 반면 XC90은 전혀 다른 방향을 선택합니다. 토르의 망치 LED 헤드램프와 직선 위주의 차분한 디자인은 누가 봐도 볼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결코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디자인입니다.실제로 주차장에 세워두고 한참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화려함보다는 신뢰감이 먼저 느껴지는 SUV였습니다. 마치 잘 만든 스웨덴 가구처럼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XC90의 진짜 매력이 시작됩니다. 최근 신형 모델은 더욱 커진 11.2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북유럽 특유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요즘 차량들처럼 디스플레이를 여러 개 붙여놓거나 조명을 화려하게 사용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대신 우드 트림과 천연 소재, 깔끔한 레이아웃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무엇보다 실내에 앉았을 때 느껴지는 편안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운전석에 앉으면 몸을 감싸는 시트가 지나치게 단단하지도, 그렇다고 푹신하지도 않습니다. 장시간 운전을 고려한 볼보 특유의 인체공학적 설계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2열에 직접 앉아보니 왜 XC90이 패밀리 SUV로 유명한지 이해가 됐습니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했고 시트 각도 역시 편안했습니다. 특히 볼보가 자랑하는 2열 일체형 어린이 부스터 시트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기능으로 다가왔습니다.3열도 직접 이용해봤습니다. 성인이 장거리 이동하기에는 다소 제한적이지만 아이들이나 단거리 이동용으로는 충분했습니다. 가족 여행이나 친척 모임 등 갑자기 인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유용할 것 같았습니다.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XC90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B6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를 발휘합니다. 수치만 보면 경쟁 모델들에 비해 특별히 강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그런데 실제 주행감은 예상과 달랐습니다.도심에서 출발할 때 엔진이 개입하는 느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신호대기 후 재출발 과정에서도 엔진 재시동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전기차처럼 조용하다는 표현은 과장이겠지만, 최소한 승객이 엔진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도록 세팅한 느낌입니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봤습니다.솔직히 XC90이 스포츠 SUV는 아닙니다. 하지만 추월 가속 상황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경쾌하게 속도를 올려줍니다. 특히 100km/h 이상 영역에서도 차체가 흔들리거나 불안한 느낌 없이 묵직하게 앞으로 나아갑니다.독일차들이 운전자 중심의 역동성을 강조한다면 XC90은 탑승자 모두의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세팅에 가깝습니다.이 차의 진짜 강점은 승차감이었습니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구간을 지나갈 때 충격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걸러내는 느낌입니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Ultra 트림은 차체가 노면 정보를 적당히 전달하면서도 불쾌한 충격은 대부분 흡수해줍니다.고속도로를 장시간 달리다 보니 피로감 자체가 적었습니다.이 부분에서 문득 벤츠와 BMW 대신 볼보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이유가 떠올랐습니다. 벤츠를 선택하는 사람은 브랜드 가치와 고급감을 원하고, BMW를 선택하는 사람은 운전의 즐거움을 원합니다. 반면 볼보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조금 다릅니다.가족이 차 안에서 얼마나 편안하게 이동하는지, 사고가 났을 때 얼마나 안전한지, 아이들이 뒤에서 편하게 잠들 수 있는지 같은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실제로 XC90을 타보면 "운전자가 즐거운 차"라기보다 "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차"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립니다.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그런 철학이 느껴졌습니다.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익숙하게 사용하는 티맵 기반 시스템이 적용돼 별도의 적응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아리아, 집으로 안내해줘", "아리아, 에어컨 온도 낮춰줘" 같은 음성 명령도 자연스럽게 수행됩니다.주행 중 화면을 터치하는 횟수가 줄어드는 만큼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여기에 파일럿 어시스트까지 활용해보니 장거리 운전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차선을 자연스럽게 유지하고 앞차와의 거리를 부드럽게 조절하는 능력은 여전히 업계 상위권 수준이었습니다.그리고 시승 내내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는 바워스 앤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이었습니다.좋아하는 음악을 재생하는 순간 실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고음은 깨끗하고 저음은 단단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오디오 시스템만으로도 XC90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현재 XC90 B6 Ultra의 국내 판매 가격은 9,990만원입니다.분명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XC90은 단순히 옵션이나 출력으로 설명되는 차량이 아니었습니다. 안전, 공간, 승차감, 정숙성, 그리고 가족 중심의 철학이 하나로 묶여 만들어진 SUV였습니다.시승을 마치고 차량에서 내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이 차는 운전자 한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SUV가 아니다."가족 모두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SUV였습니다.그래서 벤츠나 BMW를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XC90을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더 화려해서도 아니고 더 빠르기 때문도 아닙니다.가족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브랜드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XC90은 그런 가치가 무엇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SUV였습니다.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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