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폴스타 스페이스 서울. 행사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이날 국내 최초로 공개된 플래그십 전기 퍼포먼스 SUV '폴스타 3'였습니다. 이미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폴스타 4보다 한 단계 위에 자리하는 모델인 만큼, 현장 분위기 역시 기존 신차 발표회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프리미엄에서 럭셔리(Premium to Luxury)'로 브랜드의 방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폴스타코리아의 의지가 행사장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무대 중앙에 모습을 드러낸 폴스타 3는 사진으로 보던 모습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대형 SUV임에도 과장된 디자인 대신 낮고 길게 뻗은 차체 비율 덕분에 스포츠 왜건을 연상시키는 실루엣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고를 1,615mm까지 낮춘 덕분에 일반적인 전기 SUV에서 느껴지는 둔한 이미지가 거의 없었고,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프론트 윙'과 후면 에어로 윙은 디자인 요소를 넘어 공기역학 성능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폴스타다운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사장에서 차량을 가까이 살펴볼수록 스칸디나비안 미니멀리즘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이해됐습니다. 불필요한 장식을 최대한 덜어낸 대신 차체의 비례와 면 처리만으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했습니다. 플러시 도어 핸들과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 매끈하게 이어지는 유리면은 전기차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습니다. 실내 역시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분위기가 중심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소재를 적극 활용했지만 소재의 질감은 충분히 고급스러웠고, 대형 디스플레이와 간결한 레이아웃은 북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실내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오디오였습니다. 플러스 팩을 선택하면 1,610W 출력과 25개의 스피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며 애비 로드 스튜디오 모드까지 제공됩니다. 실제 시연에서는 공연장에 있는 듯한 입체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리미엄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한 매력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이번 폴스타 3의 핵심은 디자인보다 성능에 있었습니다.2026년형으로 진화하면서 기존 400V 시스템을 과감히 버리고 최신 800V 전기 아키텍처를 적용했습니다. 최대 350kW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10%에서 80%까지 약 22분이면 충전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충전 속도만 빨라진 것이 아니라 고출력 주행에서도 전력 관리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파워트레인도 전면적으로 개선됐습니다.국내에는 리어 모터, 듀얼 모터, 퍼포먼스까지 세 가지 트림이 출시됩니다.리어 모터는 새롭게 개발된 영구자석 후륜 모터와 92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WLTP 기준 603km 주행이 가능합니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인증 기준에서도 상당히 경쟁력 있는 수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량 가격이 7,790만원부터 시작하는 만큼 현재 기준으로는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합쳐 약 500만원 안팎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었습니다. 다만 이는 아직 최종 확정된 내용은 아니며 정부 인증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듀얼 모터는 국내 인증 기준 486km를 주행하며 106kWh NCM 배터리를 탑재합니다. 퍼포먼스 모델 역시 동일한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최고출력은 무려 680마력(500kW)까지 올라갑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9초. 슈퍼카 수준의 가속력을 갖춘 대형 SUV인 셈입니다. 폴스타가 강조한 부분은 단순히 숫자가 아니었습니다.후륜 중심 출력 배분과 50대50에 가까운 무게 배분, 주행 상황에 따라 전륜 모터를 분리하는 시스템까지 적용해 효율과 주행 재미를 모두 잡았습니다. 여기에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초당 500회 노면을 분석하며 차체를 제어합니다. 직접 시승은 아니었지만 기술 설명을 듣다 보니 폴스타가 왜 '퍼포먼스 SUV'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는지 이해가 됐습니다.안전 역시 플래그십다운 구성이었습니다.유럽 최고 수준의 안전 기술을 계승해 12개의 초음파 센서와 5개의 레이더, 5개의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 DRIVE AGX Orin 플랫폼을 기반으로 초당 254조 번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시스템을 적용해 향후 OTA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확장성까지 확보했습니다. 폴스타는 차량을 하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방향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가격 전략 역시 공격적입니다.리어 모터 7,790만원, 듀얼 모터 8,590만원, 퍼포먼스 9,990만원.특히 해외에서 옵션으로 제공되는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을 국내 듀얼 모터부터 기본 적용했고 파일럿 팩 역시 전 모델 기본 제공으로 구성해 상품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온라인 주문은 7월 2일부터 시작됐으며 시승은 8월, 고객 인도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행사장을 뒤로하고 가장 크게 남은 인상은 '폴스타가 이제는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가 아니라 독립적인 럭셔리 퍼포먼스 브랜드로 자리 잡으려 한다'는 점이었습니다.디자인은 절제됐지만 존재감은 강했고, 화려한 옵션 경쟁보다는 기본기와 주행 완성도를 앞세우는 철학도 분명했습니다. 여기에 최신 800V 플랫폼과 680마력의 퍼포먼스, 고급 오디오와 첨단 안전기술까지 더해지면서 폴스타가 왜 이번 모델을 브랜드의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강조하는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이제 남은 것은 실제 도로에서의 검증입니다. 오는 8월 시승을 통해 폴스타가 말하는 'Polestar Feeling'이 실제 주행에서는 어떤 감각으로 다가올지 더욱 기대됩니다.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