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디 올 뉴 넥쏘’, 일본 수소차 시장서 두 자릿수 점유율. 택시 시장 공략 본격화
출시 5개월 만에 일본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 점유율 11%. 도쿄·아이치 택시업계 잇따라 도입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The all-new NEXO)’가 일본 시장 진출 직후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현지 수소전기차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의 진입 장벽이 높은 일본 택시 시장에서 차량의 내구성과 긴 주행거리, 넓은 실내 공간, 정숙성 등이 주목받으면서 현대차의 일본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입니다.현대차는 지난 4월 일본 시장에 디 올 뉴 넥쏘를 본격 출시했습니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 기준으로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일본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디 올 뉴 넥쏘의 누적 점유율은 약 11%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실제 판매 및 등록된 차량은 20대이며, 고객 인도를 앞둔 물량까지 합치면 판매 규모는 35대로 확대됩니다. 특히 이 가운데 22대가 일본 자동차 시장의 핵심 지역인 도쿄와 아이치현의 택시 사업자에게 공급됐거나 공급을 앞두고 있어 향후 점유율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디 올 뉴 넥쏘가 일반 승용차 시장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택시 시장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 택시 시장은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오랜 기간 시장을 주도해 온 만큼 수입차 브랜드가 진입하기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차량의 신뢰성과 내구성은 물론이고 승객이 이용하는 실내 공간, 적재공간, 정숙성, 운영비 등까지 높은 수준의 상품성이 요구됩니다. 특히 택시는 장시간 운행과 반복적인 출발·제동이 이어지는 만큼 일반 승용차보다 차량에 가해지는 부담이 큰데, 현대차는 디 올 뉴 넥쏘가 이러한 운행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디 올 뉴 넥쏘의 상품성에는 현대차가 약 30년간 축적해 온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집약됐습니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착수한 이후 실제 주행 데이터와 고객 운행 환경에서 축적된 경험을 차세대 넥쏘 개발에 반영했습니다. 연료전지 시스템은 기존 모델보다 정격 출력이 11% 향상된 94kW를 확보했으며, 전해질막 손상을 방지하는 기술과 스택의 취약점을 분석해 보강 설계를 적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장시간 운행에서도 안정적인 성능과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고전압 배터리 역시 수소전기차 특성에 맞춰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배터리 시스템의 부피는 유지하면서 출력을 기존 40kW에서 80kW로 두 배 높였으며, 도심 정체와 장시간 공회전 등 실제 택시 운행 환경을 고려한 가혹 조건에서 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성을 검증했습니다. 장시간 운행이 많은 택시 사업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최고 출력보다 지속적인 운행에서의 신뢰성과 내구성이 중요한 만큼 이러한 부분이 일본 시장에서 디 올 뉴 넥쏘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평가됩니다. 무엇보다 택시 사업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주행거리입니다. 디 올 뉴 넥쏘는 국내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72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일본 WLTC 인증 기준 수소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무려 1,014km에 달합니다. 연간 5만~10만km에 이르는 주행거리를 기록하는 일본 택시업계에서는 충전과 운행 효율성이 차량 선택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긴 주행거리가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승객을 태우는 택시라는 특성을 고려한 공간 활용성도 강점입니다. 디 올 뉴 넥쏘는 기존 모델보다 2열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했으며 510L의 트렁크 공간을 갖췄습니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대형 수하물이나 골프백 등을 적재해야 하는 상황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넉넉한 적재공간 역시 택시 사업자에게 중요한 상품성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판매 모델에는 재난이나 정전 상황에서 차량의 전력을 외부 주택이나 가전제품 등에 공급할 수 있는 V2H(Vehicle-to-Home) 기능이 기본 적용됐습니다.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수소 모빌리티 지원 정책도 디 올 뉴 넥쏘의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수소전기차 가운데 장거리 운행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수소 소비 확대 효과가 큰 택시·버스·트럭 등 영업용 상용차를 우선 보급 차종으로 지정하고 구매 보조금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습니다.특히 도쿄도는 친환경 정책인 ‘TOKYO H2’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택시 600대, 2035년까지 상용 수소전기차 1만 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연간 최대 130만 엔 한도에서 LPG 대비 수소 충전 차액을 지원하는 연료비 보조금도 운영하고 있어 수소전기차를 도입하는 운송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인 아이치현 역시 수소전기차 택시 보급에 적극적입니다. 아이치현은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택시 250대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차량 한 대당 350만 엔의 도입 보조금과 수소 1kg당 576엔의 연료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수소 모빌리티 확대 정책과 현대차의 제품 경쟁력이 맞물리면서 디 올 뉴 넥쏘가 택시를 중심으로 현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셈입니다.현대차는 단순히 차량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소비자들이 직접 디 올 뉴 넥쏘를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입니다. 현대차는 현지 택시업체와 협력해 디 올 뉴 넥쏘 택시 7대를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 의전 차량으로 지원했습니다. 또 나고야역에 마련된 수소택시 전용 승차장에 디 올 뉴 넥쏘를 투입하고, 지역 호텔 이용객을 대상으로 넥쏘 승차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이는 일본 소비자와 운송사업자에게 수소전기차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택시라는 이동수단은 일반적인 신차 전시장보다 훨씬 많은 승객이 실제 차량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브랜드 체험 채널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현대차 관계자 역시 일본 택시업계가 디 올 뉴 넥쏘의 내구성과 편의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넥쏘 택시가 일본 소비자들에게 수입 승용차와 수소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이번 성과는 단순히 일본에서 수소전기차 한 모델의 판매가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일본은 자국 완성차 업체의 영향력이 강하고 특히 택시 시장에서는 차량의 내구성과 신뢰성, 운영 효율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은 시장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디 올 뉴 넥쏘가 출시 5개월 만에 일본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약 11%의 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실제 택시 사업자들에게 공급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기술력이 해외 상용 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향후 관건은 일본의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와 함께 택시 사업자를 중심으로 확보한 초기 실적을 얼마나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확장하느냐입니다. 이미 도쿄와 아이치 지역에서 디 올 뉴 넥쏘 택시 공급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실제 운행 데이터와 이용자 경험이 축적될수록 일본 내 수소전기차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현대차가 디 올 뉴 넥쏘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변화의 핵심은 ‘수소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에서 ‘수소 모빌리티의 실제 운행 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30년에 걸쳐 축적한 수소 기술과 1,000km를 넘어서는 일본 인증 주행거리, 택시 시장을 겨냥한 내구성과 공간 활용성, 그리고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 정책이 맞물리면서 디 올 뉴 넥쏘가 일본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입지를 확대할지 주목됩니다.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