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참가자가 아니다” 르망 뒤흔든 안드레 로테러의 자신감
르망 24시 세계가 놀랐다… 안드레 로테러가 말한 제네시스의 진짜 경쟁력
“5년 뒤 트로피 가득할 것” 안드레 로테러가 본 제네시스 마그마의 미래
“처음 GMR-001을 몰았을 때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차는 좋은 차라는 것을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포르쉐에서 몰았던 같은 클래스의 레이스카보다 더 선호하는 감각을 보여줬습니다.”르망 24시 3회 우승, 세계 정상급 내구레이스 드라이버로 꼽히는 André Lotterer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첫 르망 도전을 돌아보며 남긴 말이다.지난 23일 서울신라호텔 제네시스 라운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안드레 로테러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첫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올해 24 Hours of Le Mans는 제네시스에게 역사적인 무대였다. 브랜드 최초로 FIA WEC 하이퍼카 클래스에 도전장을 내민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두 대의 차량을 출전시켰고, 예선에서 19번 차량 6위, 17번 차량 9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을 놀라게 했다.특히 신생팀이 양산차 브랜드의 최고 기술력을 겨루는 하이퍼카 클래스에서 첫 출전 만에 두 대 모두 톱10에 진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로테러 역시 당시 분위기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순간”이라고 표현했다.그는 “우리가 두 대의 차량을 모두 톱10에 올려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제네시스가 얼마나 진지하게 이 챔피언십에 임하고 있는지 보여줬다”며 “우리는 신생팀이지만 미래에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실제로 르망 현장에서는 경쟁 브랜드 드라이버들조차 제네시스의 예상 밖 속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 배경에는 GMR-001의 뛰어난 공력 성능이 있었다. 로테러는 “우리 차의 가장 큰 강점은 고속 코너링”이라며 “마이크로 섹터 데이터를 보면 하이스피드 코너에서는 가장 빠른 차량이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제동과 가속,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는 더 발전시켜야 하지만 섀시와 공력 성능은 매우 뛰어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무엇보다 인상적인 대목은 그가 GMR-001을 처음 접했을 때의 첫인상이었다.그는 “2025년 8월 첫 테스트 랩을 마친 순간 이 차가 건강한 밸런스를 가진 좋은 레이스카라는 것을 바로 느꼈다”며 “새로운 서킷을 갈 때마다 한계까지 밀어붙여도 일관된 랩타임을 보여줬고 드라이버에게 강한 신뢰감을 주는 차량이었다”고 회상했다.특히 “포르쉐에서 몰았던 하이퍼카와 비교해도 제네시스 GMR-001의 주행 감각이 더 마음에 들었다”는 발언은 인터뷰 현장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부분이었다.하지만 그는 동시에 아직 갈 길도 멀다고 강조했다. 르망은 단순히 한 바퀴를 빠르게 달리는 스프린트 레이스가 아니라 24시간 동안 차량과 팀 전체의 완성도를 시험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실제로 17번 차량은 경기 도중 서스펜션 문제로 리타이어했고, 19번 차량만 완주에 성공했다.이에 대해 로테러는 “누군가의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직 원인을 분석 중이며 중요한 것은 모두가 하나의 팀으로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17번 차량이 리타이어한 뒤에도 모든 에너지와 응원을 19번 차량에 집중했다”며 “19번 차량이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는 차고 구분 없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 축하했다”고 회상했다.이러한 모습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 ‘팀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로테러는 “우리 팀의 가장 큰 경쟁력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우승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 모여 있고, 모두가 새로운 팀을 함께 만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강력한 지원 역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그는 팀 내 갈등이나 충돌에 대한 질문에도 “우리는 원팀”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신생팀 특유의 시행착오는 있지만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그렇다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로테러의 답은 명확했다.“우리는 참가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우승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다만 그는 현실적인 시각도 함께 내비쳤다.“르망은 과거와 달리 지금은 가장 빠른 차가 필요합니다. 세이프티카 규정 변화로 인해 결국 마지막에는 스프린트 레이스처럼 변하기 때문입니다. 상위권 팀을 따라잡고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지만, 우리는 지금 경험을 쌓고 성장하는 단계에 있습니다.”그러면서 “올해 르망에서 보여준 성과는 70~80점 정도로 평가하고 싶다”며 “500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팀과 엔진, 차량을 개발해 이 정도 성과를 낸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팀 창설 발표 이후 불과 약 500일 만에 르망 하이퍼카 클래스 무대에 올랐다.로테러는 “일부 팀원들은 100점 이상을 받아야 할 정도로 헌신했다”며 “우리는 이미 기대 이상을 이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44세의 베테랑 드라이버인 그는 자신의 미래보다 팀의 미래를 더 많이 이야기했다.“언젠가는 운전대를 내려놓을 날이 오겠지만, 그 이후에도 이 팀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흘리는 땀의 결실이 언젠가 우승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르망 현장에서 태극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한국 팬들이 우리 여정에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팬들이 모터스포츠를 즐기고, 더 많은 한국 드라이버들이 세계 무대에 도전하길 바랍니다.”첫 르망 도전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승 DNA’를 누구보다 잘 아는 안드레 로테러가 있었다. 지금은 아직 신생팀이지만, 그의 말처럼 제네시스의 목표는 참가가 아니라 우승이다. 르망에서 시작된 도전이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